[스페셜1]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총력가이드 [1]
2004-10-0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놓치면 안 될 영화를 소개하는 총력가이드

영화의 바다에서 발견의 즐거움을!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7일부터 15일까지 9일간의 영화축제를 연다. 올해 칸영화제 상영 이후 재촬영과 재편집을 거듭하면서 초유의 화제를 모았던 왕가위의 신작 <2046>이 극적인 과정을 거쳐 마침내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로 예상되는 변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주홍글씨>가 폐막작으로 결정됐다.

누가 뭐래도 영화제의 즐거움은 좋은 영화, 신나는 영화와의 조우이다. 9일간 총 266편의 장·단편이 상영될 이번 영화제는 예년에 못지않은 관람의 즐거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굵직한 특별전과 회고전이 눈에 띈다. 먼저 그리스의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장편 전작을 상영하는 뜻깊은 회고전이 준비되어 있다. 앙겔로풀로스는 이번 회고전을 맞아 최초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기도 하다. 한편, 알렉산더 클루거, 폴커 슐뢴도르프 등 뉴저먼 시네마 기수들의 어제와 오늘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는 독일영화 특별전도 묵직한 무게를 갖는다. 독일영화 특별전에서 유럽영화의 부흥기를 목격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한·홍 합작영화에서는 잊혀진 우리의 영화역사에서 걸작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섹션별로 보면 아시아영화의 약진이 여전히 돋보이고, 월드 시네마와 크리틱스 초이스 부문에서는 남미영화들이 주목을 요한다. 무엇 하나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다.

풍성한 영화만큼이나 이번 영화제를 찾는 게스트 명단 또한 화려하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2046>의 왕가위, 양조위, 장쯔이의 방문이 예약되어 있으며, 지난해 모흐센 마흐말바프에 이어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으로 선정된 허우샤오시엔이 오즈에 대한 헌정영화 <카페 뤼미에르>를 갖고 찾아온다. 또, 타이영화의 신동이자, 아시아영화의 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은 자신의 영화 <열대병>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한다. 이 밖에도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독일 감독 빔 벤더스, 일본의 유혈 감독 미이케 다카시, 쿠르드족의 대변자 바흐만 고바디, 중국 록음악의 신화 최건 등이 이번 영화제 기간을 빛낼 이름들이다.

명실공히 아시아의 최대 프리마켓으로 자리잡은 PPP 행사는 7일에서 9일까지 3일간 열리며, 이 기간 동안에 봉준호, 장선우, 타이의 논지 니미부트르 등이 참여한다. 한편, CJ엔터테인먼트가 초청작 다섯 작품을 선정하여 판권계약 및 개봉까지 책임지는 ‘CJ 컬렉션’ 프로그램도 새로운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봉준호, 이재용, 장준환 등 국내 10인의 감독들과 20명의 관객이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10인의 감독과 영화보기’ 행사는 관객의 참여를 요구하는 적극적인 행사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예매는 부산은행 영업점 창구, 메가박스 코엑스점, 메가박스 수원점, 메가박스 대구점 등에서 가능하며, 온라인 예매는 부산국제영화제(www.piff.org)와 부산은행 홈페이지(www.pusanbank.co.kr)를 이용하면 된다. 피프 캐시 회원은 일반 전화예매도 가능하다. 예년과 달리 PIFF 캐쉬 잔액충전은 신용카드로도 가능하게 됐다.

그 많은 영화를 모두 보고 집에 돌아가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여기 <씨네21>이 마련한 표지판은 몇개의 키워드이다. 자신의 취향을 믿는다면, 굳이 이 안내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혹시 참조하시더라도 불편함은 없으리라 믿는다. 자, 이 표지판을 따라 영화의 바다로 떠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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