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발견! 올해를 빛낸 남자 조연 6인 [1]
2004-11-17
글 : 이종도

삼류건달(<목포는 항구다>의 가오리 박철민), 늙은 건달(<시실리 2km>의 58년 개띠 우현), 말이 선도부지 학교 깡패(<말죽거리 잔혹사>의 선도부 이종혁), 깡패보다 더 터프한 형사(<거미숲>의 장현성), 깡패와 구분이 되지 않는 형사(<썸>의 추 형사 조경훈), 이런 건달과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꼴찌팀 투수(슈퍼스타 감사용의 인호봉 류승수). 올해 충무로에서 빛을 발한 남자 조연들을 보면서 진창 속의 연꽃을 떠올린다. 낮고 외진 곳, 힘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막장에서 이들이 뿜어내는 진실하면서도 서늘한 연기는 관객을 놀라게 했고 관객은 어디서 저런 배우들이 나온 것일까 하는 반가운 궁금증으로 극장 문을 나섰다. 만 서른에서 마흔까지 한창때를 보내고 있는 이 배우들은 밑바닥에서 시작, 한 계단씩 악전고투하며 올라가고 있다. 부득이 이들 젊은 남자배우만 부른 이유가 있다. 조영진(<효자동 이발사>의 대통령), 권병길(<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이 박사) 등 중견 연극배우들과 고두심(<인어공주>), 김수미(<슈퍼스타 감사용>), 김해숙(<우리형>) 등 어머니 배역의 중견 연기자가 빛난 것 말고는 올해 충무로에선 조연들이 활약할 캐릭터의 폭이 넓지 않았다.

이들의 얼굴을 우리는 이미 다른 곳에서 스쳐지나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해 자신의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부지런하고 눈 밝은 이들이라면 일찌감치 알아봤을 재능이겠지만, 올 한해 훌쩍 더 웃자란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 인생과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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