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의 히틀러 암살작전
톰 크루즈의 모든 게 달려 있다. 많은 논쟁과 소문에 시달려온 영화 <발키리>가 2008년 10월3일 드디어 공개된다. <발키리>는 2차 세계대전 때 전투에서 중상을 당한 독일군 대령 슈타우펜버그가 히틀러를 암살하는 계획 발키리 작전에 가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독일 언론은 사이언톨로지교의 열렬한 신자 톰 크루즈가 주인공 슈타우펜버그 대령을 연기한다는 뉴스에 격노했고, 독일 정부 역시 영화의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아티스츠(UA)로부터 촬영 협조 요청을 받기 전부터 독일 내에서의 촬영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물론 독일 정부는 이후 입장을 바꿔 촬영을 허가했지만 슈타우펜버그의 가족과 독일 기독교협회는 노골적으로 톰 크루즈의 종교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슈타우펜버그의 아들은 “영화제작은 지지하지만 크루즈는 아빠에게서 손을 떼라”고 말했고, 기독교협회 대변인 토마스 간도우는 “톰 크루즈는 1936년 올림픽이 나치한테 주웠던 프로파간다적인 이득을 이번 영화를 통해 사이언톨로지에 줄 것”이라며 크루즈를 조셉 고블 장관에 비유했다. 이외에도 <발키리>는 엑스트라의 트럭 사고, 나치의 상징물을 공공장소에 전시했다는 이유로 신고된 독일 주민들의 불만 등 온갖 장애들과 싸워야 했다. 2007년 10월 모든 촬영을 마쳤지만 지금도 후반작업 중 손상된 벤들러블록(슈타우펜버그 일당이 히틀러 암살을 도모했던 곳이자, 이후 슈타우펜버그 일당이 처형되는 장소) 촬영분 때문에 2008년 2월 재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발키리>는 <로스트 라이언즈>를 제작했던 UA의 차기작으로 폴 와그너와 함께 UA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있는 톰 크루즈는 <로스트 라이언즈>의 흥행 실패를 딛고 온갖 잡음 속에서 힘겹게 재기를 노리고 있다.
톰 크루즈의 스캔들과 제작을 둘러싼 잡음에 독일 지역 타블로이드지를 시끄럽게 장식했지만 <발키리>는 사실 브라이언 싱어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살펴봐야 할 영화다. <슈퍼맨 리턴즈> 이후 싱어의 3년 만의 차기작이 될 <발키리>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함께했던 크리스토퍼 매커리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아직까지 작품에 대한 싱어의 구체적인 멘트는 찾아보기 힘든데 그는 일단 매커리의 제의에 단번에 응했다고 하고, 주인공을 톰 크루즈로 택한 이유에 “크루즈의 옆모습 프로필이 슈타우펜버그와 매우 닮았다. 외형적인 모습과 더불어 묘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개된 프로필 사진과 트레일러에서 톰 크루즈는 둥글게 말린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고증의 의미를 넘어 무언가 묘하게 선뜻한 느낌을 준다. “목숨까지 걸며 암살을 계획해야 했던 슈타우펜버그는 그 상황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는 톰 크루즈의 말에 기대 유추해보면 <발키리>는 <엑스맨2>의 돌연변이나, <슈퍼맨 리턴즈>의 주인공처럼 세상에서 소외된 인물의 또 다른 버전이 될 듯싶다. 실제로 슈테우펜버그는 아프리카 지역 전투에서 시력과 왼쪽 손을 잃었다. 더불어 이번 영화를 “다양한 캐릭터의 앙상블”로 받아들였다는 싱어의 멘트는 <발키리>가 <유주얼 서스펙트>의 어떤 부분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부추긴다. 제작비의 3분의 2를 독일에서 쓴 만큼 세계 2차대전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영화의 디테일도 기대되는 요소다.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톰 크루즈, 패트릭 윌슨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 개봉예정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