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김인권, 류현경, 오현경, 김수미, 오광록, 이초희, 유연석 / 제작 인앤인픽쳐스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예정 상반기
빰빰빰 빰빰 빰빠~. TV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이 시그널 음악은 30년 넘게 일요일의 점심을 알린 국민 차임벨이다. 시그널 음악뿐만이 아니다. 프로그램과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이들에게 <전국노래자랑>은 익숙하고 편안한 “일요일의 사운드”다. <전국노래자랑>은 바로 그 TV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에는 여러 이유로 <전국노래자랑>의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낮엔 미용사 보조로, 밤엔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는 박봉남(김인권), 하나뿐인 손녀와 곧 떨어져 살아야 하는 오 영감(오현경) 등 저마다 사연 하나씩은 지니고 있다. 공통점이라면 이들이 모두 “나 같고 너 같은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 이종필 감독은 취재차 <전국노래자랑>의 예선장과 본선 녹화장을 여러 번 찾았다. 직접 <전국노래자랑>의 예선에도 참가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상금이 걸린 오디션 프로그램도 아니고, 몇년에 한번씩 열리는 올림픽도 아닌데 왜 매주 많은 사람들이 <전국노래자랑>의 예선에 참가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어쭙잖지만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낯선 시선들 앞에 놓이는 건 연기할 때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엄청 떨리더라. 무대 위에 주어진 상황도 대사도 없이 온전히 나라는 인간이 내던져진다. 그래서 더 떨리고, 그 맛에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다. 노래자랑에 출연해서 뭘 얻겠다는 게 아니라 단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보고 싶은 심리가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잘 담아보자”는 목표는 제작자 이경규의 뜻이기도 했다. <전국노래자랑>은 개그맨 이경규가 <복수혈전> <복면달호>에 이어 세 번째로 제작하는 영화다. 시나리오 작업과정에서 이경규는 첫 상업영화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에게 “극적인 것, 영화적인 것, 한번 더 생각하면 말이 안되는 것들을 굳이 집어넣을 필요가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국노래자랑>의 최종 시나리오엔 억지 코미디와 억지 감동 코드가 싹 빠졌다. 대신 “사람 냄새 나는 영화, 굉장히 리얼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이종필 감독은 말했다. “‘왜 좀더 서민적인 것 있잖아. <꼬방동네 사람들> 이런 것.’ 이경규 대표님이 이런 얘기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이종필 감독의 바람도 사실 비슷하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이 “한국영화처럼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묵배미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기쁜 우리 젊은 날>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영화들 보면 굉장히 한국영화 같다. 투박하지만 고유의 정서가 있다. <전국노래자랑>에도 그런 방식이 맞지 않나 싶다.” 1980년, <전국노래자랑>이 첫 방송되던 해 태어난 이종필 감독은 단편 <불을 지펴라> <달세계 여행> <이제 난 용감해질 거야> 등을 연출했고, <아저씨> 외 다수의 영화에서 연기를 선보인 적 있는 배우 겸업 감독이다.
지난해 11월에 크랭크인한 <전국노래자랑>은 현재 한창 막바지 촬영 중이다. 두달간 경남 김해에서 예선장면을 모두 찍었다. 영화엔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인 송해도 출연한다. 송해뿐 아니라 영화에는 오현경, 김수미, 김용건, 오광록, 정경순 등 든든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배우가 여기서 연기를 잘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송해 선생님이 여기서 어떻게 해주셔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안 한다. 영화란 형식을 빌려 기록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크랭크업 목표일은 1월22일. 5월엔 TV가 아닌 극장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딩동댕~ <전국노래자랑> 본선 진출을 노려라
박봉남은 낮엔 아내의 미용실에서 미용사 보조로 일하고 밤엔 대리운전 기사로 일한다. 하지만 그의 오랜 꿈은 가수다. <전국노래자랑> 예선이 치러지는 날, 봉남은 아내 몰래 무대에 선다. 손녀를 곧 이국땅으로 보내야 하는 오 영감, 막무가내로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려는 음치 시장, 회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대표로 노래자랑에 참가하는 현자도 <전국노래자랑> 본선 진출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