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용필름 / 감독 전재홍 / 촬영 최상묵 / 미술 최기호 / 무술 오세영 / 출연 류승룡, 김성령, 조여정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크랭크인 8월 중순 / 개봉 2014년 상반기
시놉시스 한 레지던트가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임신한 아내(조여정)가 납치된다.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의사는 킬러 여훈(류승룡)과 함께 원치 않은 동행을 시작한다. 강력반 여자 반장(김성령)은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의사와 여훈의 뒤를 쫓는다.
<포인트 블랭크>(감독 프레드 카바예)는 2년 전 극장 개봉한 프랑스 액션영화다. 한 남자 간호사(질 를르슈)가 의도치 않게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임신한 그의 아내가 납치된다.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는 범죄 현장의 한가운데로 돌진한다. 내용대로 파리 시내 여기저기를 배경으로 정신없이 몰아치는 추격전을 다룬다. 전작 <풍산개>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주인공을 사건 한가운데로 몰아넣어 긴박감 넘친 이야기를 선보인 바 있는 전재홍 감독이 <포인트 블랭크>의 리메이크작을 연출한다.
-제작사인 용필름 임승용 대표가 <풍산개>를 보고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했는데.
=임승용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원작 영화의 DVD를 주셨다. 집에 가서 봤는데, 이걸 내게 제안한 이유를 잘 알겠더라.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포인트 블랭크>의 주인공처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야기의 속도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내가 만든 영화의 베이스는 프랑스영화다.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감독도 장 자크 아노, 뤽 베송, 장 피에르 주네 같은 프랑스 감독들이다. 어쨌거나 이걸 한국적인 정서로 풀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제안을 수락했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부담스럽진 않았나.
=처음 한달 동안은 ‘멘붕’이었다. 그러다가 한국적인 정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옛날 한국영화도 챙겨보고, 경복궁과 청계천도 가보고. 원작의 색이 워낙 강한 것도 고민이었다. 처음에는 원작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원작과 다른 건 무의미한 것 같다. 내 영화를 만들면 되니까. 다만, 캐릭터가 강하고 이야기 전개가 빠른 액션영화가 될 거라는 건 원작과의 공통점이다.
-원작은 남자 간호사가 주인공이다. 반면 이 영화는 킬러 여훈(류승룡)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원작의 킬러 캐릭터가 궁금했다. 얘가 왜 병원에 실려왔을까. 왜 험한 일을 하고 있을까. 주인공 남자 간호사와 어쩌다가 만나게 됐을까. 어릴 때 어땠을까. 그 캐릭터부터 파고 싶었다.
-류승룡에게 어떤 주문을 하고 있나.
=그와의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걸 지금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디까지나 류 배우와 나의 얘기니까. 우리의 작업은 관객이 극장에서 확인하면 된다.
-원작의 속도감을 살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데뷔작인 <아름답다>는 멜로지만 그 당시에는 내가 가진 색깔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은 나이가 되었다. 그게 이야기가 속도감이 있고,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영화인 것 같다. 얼마 전 <맨 오브 스틸>을 재미있게 봤다. 너무나 익숙한 소재이고, 클리셰로 가득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잭 스나이더 감독은 어둡게 잘 풀더라. 그런 것처럼 <포인트 블랭크> 역시 전재홍의 <포인트 블랭크>가 될 것이다.
-원작이 가진 장점을 그대로 반영한 건 뭔가.
=원작의 캐릭터는 다 좋았다. 특히 강력반 여반장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그걸 김성령 선배가 맡게 돼 다행이다. 시나리오를 각색할 때 그녀의 배경에 대해 쭉 써봤다. 역시 보통 여자는 아니다 싶었다. 동정도 갔고.
-김성령을 캐스팅한 것은 개인적인 취향이 작용한 건가.
=물론이다. 어릴 때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를 보고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여러 드라마에서도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그녀 말고 강력반 반장 역을 할 수 있는 여배우가 누가 있을까. 모든 남자를 제압할 수 있는 여자가 또 누가 있을까. 그건 김성령뿐이다. 덕분에 촬영 들어가기 전에 여러 가지를 주문하고 있다. 운동화 신어야 해요, 계속 뛰어야 해요 등. (웃음)
-7월 말 각색이 끝나는 대로 8월 말에 크랭크인한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이게 내 마지막 영화가 될 수 있으니까. 데뷔작 <아름답다>가 잘 안되면서 굉장히 힘들었다. 운이 좋게도 <풍산개>가 들어왔고 그게 마지막 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다시 <포인트 블랭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다음에 영화를 할 수 있다는 보장은 또 없다. 항상 생각하는 게 이게 내 마지막 영화라는 것이다.
한줄 감상 포인트
<풍산개>가 윤계상 혼자 달렸다면 이번에는 류승룡+김성령+조여정+α 네명이 한꺼번에 서울 도심을 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