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선정성과 거리를 두고 싶다”
2014-01-21
글 : 주성철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소수의견> 김성제 감독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변호인>과 비슷한 법정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변호인>처럼 구체적인 실존인물과 실화의 기억을 공유하는 ‘뜨거운’ 영화는 아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소수의견>의 주인공이 지방대 출신 국선변호사로 처음에는 사건에 별 관심이 없다가 어느 순간 국가로 대표되는 검찰과 맞서 싸우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동명 원작을 쓴 손아람 작가는 2009년 용산참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용산참사는 상가 대로변에서 밤에 일어난 일인데 영화는 재개발 달동네 마을의 낮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극적 효과를 위해 밤 배경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는데, 일부러 용산참사를 피해가려고 그랬다기보다 특정한 실제 사건을 넘어 우리 주변에서 언젠가 불쑥 일어날지도 모를 이야기처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것이 실화보다 더 공포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최근 만들어진 여러 사회참여적 영화들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개인적으로는 구체적인 사건이나 기억이 주는 선정성과는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동안 만들어진 여러 사회참여적인 영화들의 중요한 상업적 키워드가 ‘공분’과 ‘힐링’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성격 탓인지도 모르겠는데(웃음) 언젠가 그것이 대중을 피로하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소수의견>은 검찰이 은폐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법정에서 치열하게 겨루는 그 ’공방’의 에너지가 중요하다.

-사실 <변호인>보다 더 빨리 크랭크인해서 완성한 영화다. 개봉을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기도 한다. 현재 어떤 상태인가.
=과거 PD로 있을 때(<피도 눈물도 없이> <혈의 누>)도 개봉은 늘 힘들었지만, 아무래도 입봉하는 신인감독의 마음이다 보니 더 애가 타긴 한다. (웃음) 김상범 편집실에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며 거의 편집을 끝낸 상태이고, 2월 안으로는 후반작업도 끝날 것 같다. 맨 처음 2시간10분 버전의 편집본이 나왔고, 그 호흡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2시간 안으로까지 줄였다. 최종 편집본이 나오고 블라인드 시사를 가지면 구체적인 개봉시기를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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