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그에게서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는 법을 배웠다
2014-09-04
글 : 이후경 (영화평론가)
존 포드의 추종자들이 그에 대해 남긴 말·말·말

“전설의 사실이 밝혀지면, 전설을 기록하라.”(<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 중) 여기, 존 포드라는 전설의 기록이 있다. 존 포드의 열렬한 추종자들이 그의 영화에 관해 남긴 말들이다. 재미를 위해 사실의 기록도 몇 개 섞었다. 하지만 이것은 무엇보다 우정의 기록이다. 말년에 찾아온 한 인터뷰어가 자신이 해줄 것은 없냐고 묻자 “당신의 우정을 주시게”라고 답했다는 존 포드. 그가 바란 불멸의 우정이 우리로 하여금 다시 그의 영화 앞으로 데리고 갈 것이다.

“존 포드, 존 포드, 그리고 존 포드.… 그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때, 관객은 이 땅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오슨 웰스, 포드의 절대적 위대함에 관하여

“그의 영화는 전부 의례의 영화들이다. 그것이 미국 전통에 관한 의례이건, 아일랜드의 의례이건, 다코타 원주민 문화의 의례이건, 어느 책에 나온 길들여지지 않은 서부에 관한 의례이건.”
스티븐 스필버그, 포드가 혹스나 월시보다 중요한 감독인 까닭에 관하여

“그와 작업할 때 알아둬야 하는 것 중 하나는 긴장을 풀고 어딘가를 바라볼 줄 아는 것이다.”
존 웨인, 포드가 가장 중요히 여긴 ‘사람의 눈’에 관하여

“만약 요정이 ‘마술지팡이로 네가 원하는 미국영화의 감독이 될 수 있게 해준다면 어떤 작품을 고르겠느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답하겠다. 포드의 <젊은 날의 링컨>이라고.”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포드의 최고작에 관하여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기적이 그에게는 종종 일어났다.”
헨리 폰다, 포드의 현장에 감돌았던 신비로움에 관하여

“다 헛소리다. 그건 ‘포드 럭’이 아니었다. 그가 공들여 세운 3대의 선풍기가 (면사포를 나선 모양으로 휘날리는 데) 성공할 때까지 내가 몇번이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는데.”
모린 오하라, 그 유명한 ‘포드 럭’(존 포드의 행운)의 허허실실에 관하여

“<역마차>는 고전적 완벽함에 이른 스타일의 성숙을 보여주는 이상적 사례다. 포드는 서부극의 미장센으로 사회적 신화, 역사적 재건축, 심리적 사실, 전통적 주제간의 이상적인 균형에 도달했다. <역마차>는… 완벽한 수레바퀴 같은 영화다.”
앙드레 바쟁, <역마차>가 이룩한 경지에 관하여

“그는 카메라로 말의 윤기 흐르는 털을 보여주고 손을 뻗어 만지고 싶게 함으로써, 스크린상에서 인간보다 못할 게 없는 말에게 그 존재감을 부여할 줄 알았다. 이를 능숙히 해내는 그의 방식이야말로 영화감독으로서의 진정한 전통과 책임을 완수한 것이다.”
하스미 시게이코, 포드가 영화로 말을 사랑한 방식에 관하여

“그 어떤 감독도 포드가 한 것처럼 롱숏을 통해 풍부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었다.”
엘리아 카잔, 존 포드의 롱숏에 관하여

(<밀고자>를 본 뒤) “나는 오늘…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는 법을 배웠다.”
장 르누아르, 현란한 카메라 움직임을 혐오했던 포드의 가르침에 관하여

“그는 ‘난 스튜디오와 겨룬 천번의 결투에서 모조리 패배했다’고 말하곤 했다. 그럼에도 <분노의 포도> <황야의 결투> <그들은 희생양이다> 같은 영화들이 만들어졌다. 나도 그런 패배를 맛보고 싶다.”
워터 힐, 시스템의 천재성을 뛰어넘은 존 포드의 천재성에 관하여

“그는 오늘날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세대 같은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밀어붙였다. 포드가 남긴 흔적이란, 그가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포드의 기개가 후대에 미친 영향에 관하여

“이 영화가 끝나면 내가 자길 싫어하게 되겠지만 연기는 잘 나올 거라고 하더라고. 웬걸, 당장 첫날부터 싫어지더라고.”
해리 캐리 주니어, 포드의 참을 수 없는 고약함에 관하여

“그에 관해서는 결점과 미덕을 모두 끌어안으며 그를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모린 오하라, 포드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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