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거장: 확실한 이름값, 진중한 관객에게 추천!
2014-11-18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마이클 만, 클린트 이스트우드, 임권택 등 거장 감독의 영화

<블랙코드> Blackcat
감독 마이클 만 /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탕웨이 / 개봉 2015년 1월

“마이클 만의 제목 미정 사이버 스릴러” 혹은 “사이버”라는 가제로 한동안 불렸던 작품. 2009년 <퍼블릭 에너미> 이후 마침내 돌아온 마이클 만의 신작. 주식 시장에 치명적인 사이버 테러가 일어나고 전세계가 위험에 처한다. 미국 정부는 사이버 범죄로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있던 특수 전문가(크리스 헴스워스)를 빼내어 미모의 중국 요원(탕웨이)과 함께 수사를 맡긴다. 그들은 쿠알라룸푸르, 홍콩, 자카르타 등지에서 활약한다. “우리의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시스템은 연결되어 있다”는 영화의 카피처럼, 마이클 만은 이제 한 도시나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의 동시대성을 그 특유의 액션영화 장르 안에서 감지하려고 한다. 주인공 헴스워스는 “고양이와 쥐 놀이 모양새를 한 국제적인 강탈물”이라고 설명했고, 혹자는 <인사이더>와 <히트>의 결합물이 되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빅 아이즈> Big Eyes
감독 팀 버튼 / 출연 에이미 애덤스, 크리스토프 왈츠 / 개봉 2015년 1월

영화는 미국의 실존 화가 마거릿 킨이 겪은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거릿(에이미 애덤스)은 유능하고 독창적인 화가이지만 때는 아직 보수적인 1950년대. 여성 화가의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남편 월터(크리스토프 왈츠)가 그림을 그린 화가로 행세하고 마케팅을 주도하면서 그녀의 ‘큰 눈을 가진 아이’ 시리즈는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마거릿과 월터가 이혼하게 되자 둘은 그림의 저작권 및 소유권을 놓고 다툰다. 희대의 법정 싸움을 팀 버튼식으로 바꾼 기이한 동화. 혹은 우스꽝스럽지만 신기한 팀 버튼식 예술사의 한장.

<맵 투 더 스타> Maps to the Stars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 출연 줄리언 무어, 미아 바시코프스카, 로버트 패틴슨, 존 쿠색, 에반 버드 / 개봉 2015년 1월

음험한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무시무시한 난장을 기대할 때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복잡한 욕망의 지도가 소재다. 전성기를 지난 탐욕스러운 여배우(줄리언 무어), 그녀의 일을 돕는, 그리고 사연이 좀 있는 젊은 가사 도우미(미아 바시코프스카)와 운전사(로버트 패틴슨), 유년에 스타가 됐지만 약물 중독에 시달리는 아역 스타(에반 버드) 등이 한데 모여 있다. 그들의 숨겨진 관계와 욕망이 하나씩 드러날 때 여기는 더이상 아름다운 별들의 세계가 아니라 위험천만의 세계다.

<화장>
감독 임권택 / 출연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 개봉 2015년 2월

김훈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임권택의 102번째 장편영화. 주인공은 주로 이름이 아니라 오 상무(안성기)라는 직책으로 불린다. 그는 화장품 회사의 능력 있는 중역이다. 동시에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년 남자다. 병실에 누워 있는 아내(김호정)를 극진히 간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회사의 젊은 여직원 추은주(김규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영화는 오 상무의 혼란스러운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임권택 감독은 말했다. “인간이라는 것이 저런 것까지도 앓고 살 수밖에 없다는, 그 인간의 조건을 아름답게 찍고 싶었다”고.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출연 브래들리 쿠퍼, 시에나 밀러 / 개봉 2015년 1월15일

<J. 에드거>(2011) 이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장편영화를 두편이나 완성했다. 그중 한편이 <아메리칸 스나이퍼>다. 이라크에서 저격수로 근무했던 크리스 카일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카일(브래들리 쿠퍼)은 부대에서 일명 “전설”이다. 반면에 적진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카일의 목숨을 노린다. 하지만 이스트우드가 그리려 하는 것이 단순한 전설의 저격수에 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카일은 마침내 아내 타야(시에나 밀러)와 자신의 아이를 떠올리면서, 이 전쟁의 참혹함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데이비드 O. 러셀이 그 다음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겠다고 나선 작품이었는데 결국 이스트우드가 연출하게 됐다. 주연을 맡은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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