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_석우처럼 강하지만 평범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그런 취향 때문에 함께 일하고 있는 매니지먼트사는 걱정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영화 속 마동석씨는 평범하진 않지만 누가 봐도 멋진 캐릭터이지 않나. 사실 영화가 칸에 초청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웃음) 영화를 찍을 때는 몰랐는데 칸에 오니 감독님이 되게 멋져 보인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할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감독님께서 꽤 자신감이 넘치셨다. 좀비물이 대중에게 친화적이지 않는 장르였던 까닭에 영화에 대한 걱정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우려했던 것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아 감독님께 감사하다. 3천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오랜만에 자극을 받았다. 나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는 사람들로부터, 예의상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박수갈채를 받는 건 스타나 연예인이 아닌 온전히 배우로서 소중한 경험이었다.
정유미_나 역시 <부산행>이 칸에 올지는 생각도 못했다. (웃음) 오늘 감독님 말씀을 듣고 나니 아, 이 영화가 이렇게 의미가 많은 영화구나 싶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예전에 출연했던 <도가니>(2011)와 비슷한 면모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도가니>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사회적인 함의를 다룬다는 점에서 말이다. 임신부라는 설정도 좋았다. 임신부가 아니었다면 출연을 좀더 망설이거나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배가 좀더 불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또 더 많이 등장해야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웃음)
김수안_좀비가 무섭지 않았냐고? 촬영하기 전에는 좀비가 나오는 꿈을 꾼 적도 있어 드림캐처(악몽을 잡고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부적)를 가지고 잠이 들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처음에는 무서워서 엄마 옆에 달라붙어 있었다. 작업을 하다 보니 잘생긴 좀비 오빠, 잘 놀아주는 좀비 오빠, 마음씨 착한 좀비 오빠들이 놀아준 덕분에 나중에는 좀비가 하나도 안 무서웠다.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동원했으면 좋겠다. 감독님께서 ‘수안아, 천만 가보자’라고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다. (일동 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