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칸 스페셜] 화제작 <토니 어드만> 마렌 아데 감독과 배우 산드라 휠러, 피터 시모니셰크
2016-05-23
글 : 김혜리
<토니 어드만>

영화제가 7부 능선을 넘은 현재까지, 칸의 달링은 단연 독일 여성감독 마렌 아데의 <토니 어드만>이다. 경쟁부문 진출도 간만인데 심지어 시상이 유력하다는 사실에, 올해 유난히 머릿수가 많아 보이는 독일 기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인 <토니 어드만>은 아버지와 딸에 관한 코미디다. 은퇴한 음악교사 윈프레드(피터 시모니셰크)는 한발 물러서서 삶을 하나의 유희로 바라보는 진지한 농담꾼이다. 반려견의 죽음으로 잠시 마음 둘 데를 잃은 윈프레드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근무하는 딸 이네스(산드라 휠러)를 깜짝 방문하면서 극중 인물이 도통 웃질 않는 이 유유한 코미디는 궤도에 오른다. 5월16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간추렸다.

-영화에 “우리는 정말 사정이 복잡한 가족”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것이 시나리오의 출발점이었나.

=마렌 아데_가족이 나눠 갖는 역할과 의례, 자기반복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가족에게서 벗어나 원점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도 그리고 싶었다. 조크를 좋아하는 아버지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가 풀렸다.

-배우들과 작업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워크숍을 하나? 리허설은.

=마렌 아데_시나리오 쓰기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거의 탈고할 무렵 캐스팅을 하고 그때부터 배우들의 장구한 과정이 시작된다.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배우의 특색을 반영해 시나리오를 고치고 촬영 중에도 조금씩 수정을 한다. 리허설도 길게 하는데 이번 영화의 두 주연이 연극배우 출신이어서 다행이었다.

-보도자료에서 이네스를 가리켜 중립적 젠더의 캐릭터라고 했는데.

=마렌 아데_남성이었어도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였다. 다만 여성감독인 내겐 여성이 노멀이기 때문에 부녀 관계로 설정한 것이다. 남성 관객에게도 내가 바라보듯 이네스가 이해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 ‘007’ 영화를 보며 제임스 본드에게 동일시하지 본드걸과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비즈니스 우먼을 연기하기 위해 감독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산드라 휠러_솔직히 감독과 영화에 대해선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대화가 주였다. 물론 직업을 연기하기 위해 실제 컨설턴트를 만났고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참관하기도 했다.

마렌 아데_캐릭터는 놓고 대화한다고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그냥 많은 것을 개방적으로 놀이하듯 시도해보는 게 좋을 때도 있다.

-(독일어로 영화의 장점을 열거한 찬사 후) 비결이 뭔가.

=마렌 아데_시나리오를 쓰면서 부녀 관계는 비밀과 공격욕 등을 포함한 감정적인 주제임을 알았고 그것을 잘 활용하고자 했다. 모든 것을 캐릭터로부터 유추하려고 했기 때문에, 언뜻 엉뚱한 에피소드도 캐릭터로 돌아가면 말이 되도록. 정서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한편 스토리는 정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산드라 휠러_영화에 표현된 부녀의 감정 중에는 현실에서 피터와 긴 시간 함께 촬영하며 서로의 신경을 건드린 면도 포함돼 있다. (감정) 마렌은 결코 감정을 꺼내라고 요구하거나 그 결과를 미리 말하지 않는다.

-눈물나게 웃었다. 산드라, 당신은 독일의 르네 젤위거 같다.

=산드라 휠러_웃기는 배우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마렌이 채찍을 들고 나를 웃기게 만들었다. 마렌 아데 영화의 아름다움은 좀 남부끄러운 사람들이 나온다는 데에 있다.

피터 시모니셰크_극중에서 영어와 이탈리아어를 하는데 내가 이탈리아말을 못한다니까 신경쓰지 말고 그냥 하라더라. 마렌 아데의 비결은 뭔가를 잘해내야 하는 위험스런 미션을 절대 주지 않는다는 거다. (웃음)

-왜 루마니아를 로케이션 장소로 택했나

=마렌 아데_도입부만 독일의 아헨에서 찍고 부쿠레슈티에서 5개월 촬영했다. 루마니아는 독일과 경제적으로 연관이 많고 공산권 몰락 후 독일, 오스트리아 회사와 다국적 회사가 다수 진출해 이네스의 직업인 컨설턴트의 일이 많은 나라다. 크리스티 푸이우, 크리스티안 문주 등 루마니아영화에 대한 호기심도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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