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칸 스페셜] “온전히 나일 수 있는 힘을 영화에서 찾는다” - <카페 소사이어티> 크리스틴 스튜어트 인터뷰
2016-05-23
글 : 장영엽 (편집장)
크리스틴 스튜어트

-<어드벤처랜드> <아메리칸 울트라>에 이번 영화까지, 제시 아이젠버그와 세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했다.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그와 친분을 유지하나.

=<아메리칸 울트라>를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난 그를 그리워할 시간도 없었다. (좌중 웃음) 제시와 나는 진짜 친구다. 우리는 다양한 리액션을 섞어가며 우스운 대화를 나눈다. 무엇보다 나는 제시를 너무 좋아한다, 너무 좋아해. (웃음) 그가 옆에 있으면 당황하지 않는다. 나는 언론에 대해 다소 방어적인 편인데, 그와 함께 있으면 무엇이든 말하게 되더라. 나는 제시에게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나를 그렇게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 처음 출연하는데, 그는 당신에게 어떤 것들을 원하던가.

=보니 역의 오디션을 볼 때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이 좋은 여배우라고 생각해요. 보니 역할에 적역이라고 생각하고. 마침 촬영 스케줄도 맞으니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해봐요.’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내가 세련된 여성을 연기할 수 있는지, 웃음을 주는 장면을 연기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이전에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드물기 때문이다. 나는 최대한 우디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노력했고, 그게 캐스팅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카페 소사이어티>의 바비와 보니는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다른 사랑을 꿈꾼다. 이 인물들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의 관점은 매일매일 변하기에 어떤 결정도 쉽게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그 순간에 한정된, 다소 좁은 의미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생의 말미에 다다르면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며 매 순간 내린 선택을 짜맞추게 될 거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겠지. 사랑이라는 감정은 매우 단순한 인간의 본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바비와 보니가 다른 사랑을 꿈꾸는 것이 위선적이라거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페 소사이어티>의 보니를 연기하며 당신 자신과 삶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한 말인가.

=나는 이 영화를 찍으며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또한 사랑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고민해볼 수 있었다. 특히 보니가 가진 능력에 감탄했다. 그녀의 당당하고 순수하며 존중할 만한 모습 말이다. 나 자신에게 익숙지 않은 유형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보니를 연기한다는 건 멋진 경험이었다. 이런 인물을 연기할 때는 나를 완전히 열어두어야 한다. 이렇게 열린 인물을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캐릭터의 어떤 면에 치우쳐 편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블록버스터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해 최근에는 다양한 인디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이건 뭇 여배우들이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다. 당신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

=우선 나는 정말로 영화를 찍는 걸 좋아한다. 이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예술이다. 나는 영화를 통해 관객이 어떤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영화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런 영화들 외에도 관객으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가 인디영화 작업을 하는 이유다. 온전히 나일 수 있는 힘을 어디에서 찾느냐고? 나는 그저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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