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영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괜찮나?
2017-01-09
글 : 송경원
아타리의 게임 .

게임의 영화화가 어려운 이유로는 몇 가지 난제를 지적할 수 있다. 실패한 영화화의 경우 우선 게임과 영화의 전혀 다른 서사나 관객과 플레이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차원적으로 접근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원작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완성도나 무성의한 캐스팅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건 기존 매체의 팬층이 고스란히 흡수될 것이라는 안이한 접근이다. 초창기 게임 원작 영화의 경우 이러한 손쉬운 관객 유입을 목표로 해 저예산 B급영화에 가까운 감성으로 제작에 접근했던 것이 사실이다. 게임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CG 등 영상기술을 공유하며 이러한 부분은 상당히 개선되었 지만 대중화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한 인식은 여전한 것 같다. 여러 각도에서 진행 중인 게임의 영화화 프로젝트 말고, 반대로 성공한 영화를 게임으로 제작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의외로 이처럼 무성의한 접근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아타리 쇼크(1983년 질 낮은 게임의 과잉 공급으로 소비가 급감한 사태. 게임 시장의 장기침체로 이어졌다)를 불러온 게임 <E.T.>에서 드러나듯 영화의 게임화에는 대충 만들어도 쉽고 빠르게 유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왜곡된 인식이 깔려 있다. 영화와 함께 오랜 기간 사전에 기획하는 몇몇 프로젝트를 제외하곤 영화 성공 후 제작을 급하게 진행한 경우가 많아 완성도를 확보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2009년 발매된 <G.I.JOE>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의 경우 처참한 완성도로 유저들의 분노를 샀다. 크게 히트한 게임이 적다보니 개발사에서도 안일한 인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관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매체를 넘나들 때는 이름만 빌려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서로 다른 매체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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