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할 것, 게임 팬 앞에서 이 사람의 이름을 꺼냈다간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기인이라 해도 무방할 우베 볼이다. 블랙코미디 <저먼 프라이드 무비>(1992)로 데뷔했고 게임과 영화의 괴이쩍은 하이브리드를 시도한 영화 <하우스 오브 더 데드>(2003)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숱한 게임 원작영화를 무덤으로 보낸 망작 장인.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흥행으로 우베 볼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런 까닭에, <어둠속에 나홀로> <블러드 레인>도 각각 영화 <어론 인 더 다크>(2005)와 <블러드 레인>(2005)으로 만들어졌다. 만듦새와 스코어를 모두 포기한 망작이었으나 후속작까지 내놓는 기염을 토했다. <던전 시즈>도 그의 손에 멱살잡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영화 <왕의 이름으로>(2007)는 제작비가 무려 7천만달러에 육박했으나 본전의 반의 반 정도만 겨우 건지며 흥행에 참패했다. 그는 심히 좌절해 고향 독일로 돌아갔고, 그렇게 사라졌으면 좋았겠지만 꿋꿋하게 <파 크라이> <포스탈>의 영화화까지 시도한다. 결과는?…. 그에게 붙잡혀 목숨이 위험할 뻔했던 명작 중엔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도 있었으나 다행히 이들은 그의 손을 벗어났다. 이쯤되면 도대체 누구의 돈으로 그가 폭망 레이스를 달려왔는지 궁금할 것이다. 독일엔 영화가 망하면 해외 투자자의 투자금을 돌려주고, 영화가 흥행했을 때만 세금을 내게 하는 정책이 있었다. 자연히 투자자들은 그에게 아낌없이 돈을 퍼줬고, 고통은 고스란히 독일 정부와 게임 팬의 몫이 된 것. 그의 영화적 감수성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력이지만, 아무튼 그는 지겐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쾰른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까지 받은 엘리트다. 아마추어 복서로 활동한 바도 있는데 자신의 영화를 혹평한 평론가들에게 ‘현피’(현실 Player Kill)를 제안해 다섯명을 때려눕힌 문제적 인물.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이지만, 새 아타리의 게임 <E.T.>. 해에는 꼭 소멸하길~.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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