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④ 단호하고 단단하게 - 박예영
2017-06-26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연기의 시작은.

=건국대학교 영화과(09학번)에 입학하면서. 연기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무작정 원서를 냈고 운 좋게 합격했다.

-데뷔의 순간은.

=단편 <월동준비>. 이 영화로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14회 대구단편영화제 등 영화제라는 곳에 처음 가봤다.

-어릴 땐 어떤 아이였나.

=드라마 보며 연기 따라하길 좋아했지만 조용한 성격이었다. 대학 3학년 때까지도 과 활동 하나 없이 살았으니.

-자신의 매력은.

=밋밋함? 무난한 얼굴? 옷이나 헤어스타일에 따라 얼굴이 확확 바뀐다. 감독님들 입장에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시도해볼 여지가 많은 얼굴이지 않을까.

-오디션 노하우는.

=거의 본 적 없다. 지인들은 학교도 졸업했으니 이젠 좀더 욕심을 내야 한다고 하는데. 시나리오만 좋으면 대학교 졸업작품도 상관없다. 재밌으니까!

-맡은 배역 중 애착 가는 캐릭터는.

=<갈래>에서 오랜 친구와 헤어지고 오랫동안 쓰고자 했던 소설의 마지막 문장, ‘그래도, 너와 같이 갈래’를 쓰던 ‘나’.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난다.

-인사동에서 전통 찻집 ‘이원’(梨園)을 운영 중이라고.

=엄마가 하던 걸 이어받았다. <월동준비>의 이윤형 감독과 함께해보자고 결의했다. 단골 손님도 많지만 요즘엔 영화하는 지인들이 와서 작업 얘길 나눈다. 차도 직접 담근다. 놀러 오시라!

-취미는.

=만화 보기. <배가본드> <원피스> 등을 좋아한다. 집에서 스마트폰에 미니 마이크를 연결해 혼자 노래도 부른다. 에코 효과가 상당하다. (웃음)

-소속사에 들어갈 생각도 있나.

=제안을 받았지만 내가 고사한 적 있다. 배우로서의 내 가치관과 맞지 않다 싶으면 빨리 정리해야 한다.

-단호한가.

=평소에 화를 거의 안 내는데, ‘아니다’ 싶으면 칼같이 말한다.

-아찔했거나 부끄러웠던 순간은.

=상대배우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는데 현장에서 얘기 나눌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괜히 소속사가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배우로서 온전히 내가 혼자임을 느꼈다. ‘영화를 더 하기 싫다’ 싶을 만큼. 내 캐릭터, 나 자신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더라.

-좋아하는 배우나 캐릭터는.

=<이민자>의 마리옹 코티야르, <색, 계>의 탕웨이, <블랙스완>의 내털리 포트먼.

-롤모델은.

=연기를 정말 잘하는 전도연 선배,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해가는 것 같은 정유미 선배.

-다음 작품은.

=7월 중 독립장편 촬영에 들어간다.

-맡아보고 싶은 역할은.

=한편의 극을 온전히 이끌어나가는 여성 캐릭터라면! 무엇보다 촬영 여건이 개선돼 스탭들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작업할 수 있길.

필모그래피

영화 2017 단편 <마이 케미컬 러브> 2016 <장기왕: 가락시장 레볼루션> 2016 단편 <갈래> 2016 <여고생> 2015 단편 <그리고 가을이 왔다> 2014 <소셜포비아> 2013 단편 <단편선> <월동준비>

정성일 감독 · 영화평론가의 추천사

“박예영은 기이한 배우다. 영화에서 박예영은 종종 비스듬히, 다소 설명하기 힘든 각도로, 생각지 못했던 타이밍에, 상대방을 바라본다. 영화는 시선의 예술이기 때문에 그때마다 무언가 화면 전체가 기울어진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일종의 괴력.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그건 박예영만이 그런 기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게 연출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로 다른 연출자의 영화들 속에서 항상 그런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기이하다고 중얼거렸다. 그 힘을 좀더 자주 보고 싶다. 아마 이 배우는 점점 더 힘이 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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