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⑤ '학생 5' 복합적이고 복합적인 - 안선영
2017-06-26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백종헌

-첫인상이 서늘하다는 말, 많이 들을 것 같다.

=엄청 많이 듣는다. 무표정하게 있으면 차가운 인상이라더라.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억울하다. 따뜻한 사람인데! (웃음)

-그런 느낌이다. 학창 시절 여자 후배들에게 인기 많았을 것 같은 도도한 선배. 영화 <갈래>에서도 친구가 짝사랑하는 대상으로 출연한다.

=실제로는 굉장히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게 신기하다.

=아마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을 연기하며 분출하는 게 아닐까?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나.

=고등학생 때 프랑스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마다 뮤지컬 영상을 틀어주셨다.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 <레미제라블> 같은 공연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건국대학교 영화과에 진학하며 자연스럽게 영화 작업을 하게 됐다.

-데뷔의 순간은.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학생 5’로 출연했다. 해원(정은채)과 성준(이선균)이 술자리에서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선배님들 뒷자리에서 술마시고 있는 역할이었다. (웃음)

-<우리 선희> <밤의 해변에서 혼자>까지, 홍상수 감독 영화 세편에 출연했다.

=<우리 선희>에서는 치킨집에 있던 선희(정유미)가 횡단보도에 있는 문수(이선균)를 보게 되는데, 그때 길에 함께 서 있던 대학원생 역할이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는 스크립터로 출연하고 대사도 생겼다.

-안재홍 배우와 인연이 깊다.

=내가 20살 때 졸업반 선배였는데,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출연하며 알게 됐다. 그 인연으로 선배님이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열아홉 연주>와 <검은 돼지>에 캐스팅되고,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상대역으로 출연했으니 이게 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 덕분이다.

-아찔했거나 부끄러웠던 순간은.

=김나영 감독의 단편 <아는 애가 뛰면 덜 시끄럽다>에서 랩하는 장면을 찍는데, 후배들 앞에서 리듬을 타려니 너무 창피하더라. (웃음) 엔지를 많이 냈다.

-맡아보고 싶은 역할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나카타니 미키)처럼 감정을 긴 호흡으로 끌고 가는 캐릭터, <한공주>의 공주(천우희)처럼 감정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캐릭도.

필모그래피

영화 2016 단편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 2016 단편 <갈래> 2016 단편 <아는 애가 뛰면 덜 시끄럽다> 2016 <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6 <장기왕: 가락시장 레볼루션> 2015 단편 <검은 돼지> 2015 단편 <그녀를 사랑합니다> 2014 단편 <열아홉, 연주> 2013 <마녀> 2013 <우리 선희> 2012 <다시, 봄> 2012 단편 <흔적> 2012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갈래> 이유리 감독의 추천사

“건국대학교 영화과 졸업영화에 나온 모습을 보고 반했다. 마스크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계속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인물을 정형화하지 않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배우였다고 할까. 여자 고등학생들간의 미묘한 감정을 다룬 <다시, 봄>을 촬영할 때였다. 안선영 배우가 상대 인물에게 상처를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순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눈빛과 표정만으로 한번에 드러내는 데 충격을 받았다. 많은 매체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 배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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