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⑥ 나는 나답게 산다 - 유이든
2017-06-26
글 : 김성훈
사진 : 백종헌

-유이든, 본명인가.

=20살 때 개명했다. 에덴동산의 에덴에서 따왔다.

-개명 전 이름은.

=진주. 돌아가신 어머니가 좋아했던 소설 주인공 이름이 펄(pearl)이었다. 무슨 소설이었는지는 모른다.

-왜 바꿨나.

=아버지에게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으로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어릴 때부터 자아가 강했나보다.

=집안 사정 때문에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살았다. 유치원생 때부터 혼자 지낸 시간이 많다. 밥도 혼자 해먹었고, 교복도 혼자 사러 갔다.

-시골 어디서 자랐나.

=전남 고흥.

-외모는 누구 닮았나.

=아빠 반, 엄마 반. 엄마의 얼굴 형태, 아빠의 뚜렷한 이목구비.

-서울에 올라온 건 언제인가.

=20살 때. 아버지한테 성인이 되면 ‘나가서 살래’라고 말씀드렸다. 오달수 선생님의 극단 신기루만화경에 입단했는데 첫 공연 막바지에 서울역 앞에 방을 하나 얻어 독립했다. 매일 아르바이트하며.

-무슨 아르바이트를 했나.

= ‘야매'로 배운 바텐더. 지난해 클래식 바에서 일하면서 정통으로 배웠다. 바텐더가 연기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체력도, 센스도 많이 길렀다.

-스스로를 싱글 몰트 위스키에 비유하자면.

=병원 냄새 나는 라프로익이나 라가불린. (웃음) 냄새가 특이해 처음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맛.

-데뷔의 순간은.

=23살 때 찍은 단편영화 <고열>(감독 오지원). 연기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연극을 그만둔 뒤 왼팔에 라디오헤드 문신을 새겼다. 바텐더를 하며 재미있게 살았다. 그때 친구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게 됐다. 문신을 가린 채 찍었는데 그동안 이 재미있는 걸 왜 안 했나 싶더라.

-곧 개봉하는 장편 독립영화 <여자들>(감독 이상덕)에서 소설가 시형(최시형)이 만나는 여자들 중 한명을 연기하는데.

=이상덕 감독님과 옥상달빛의 뮤직비디오 <희한한 시대>에 함께 출연했다. 그 인연으로 그의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일본 모델 미즈하라 기코와 닮았다고 화제가 됐었는데.

=기사 댓글창에 악플만 보여 머리카락을 더 잘랐다. 이래도 그를 닮았나. (웃음)

-연기하길 잘했나.

=회사 없이 혼자서 일을 한다. 스케줄, 계약 등 모든 일을 스스로 조율한다. 잘할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항상 되묻곤 한다. 가끔 연기가 아닌 다른 환경적 요인으로 힘들 때가 있다. 그걸 버틸 수 있는가가 관건인 것 같다.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정말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 남들보다 좋지 않은 환경을 탓할 거면 연기를 하지 말아야지. 해보자. 결국은 내겐 화가 원동력이네. (웃음)

-롤모델은.

=뮤지션 라디오헤드. 그의 삶이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아찔했거나 부끄러웠던 순간은.

=못하는 연기인 줄 아는데도 할 줄 안다고 얘기한 뒤 혼자 힘들어했을 때. 언제냐고? 밝힐 수 없다. 집중도 안 되고,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닌데… ‘내가 미쳤지, 다른 사람이 했더라면 더 잘했을 텐데’ 하고 후회를 많이 했다.

-맡아보고 싶은 역할은.

=사이코패스나 살인마역. 당하는 게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캐릭터.

필모그래피

영화 2017 중편 <오라비를 이해하기 위하여> 2016 <여자들> 2016 단편 <밤의 미용실> 2016 단편 <헤르츠> 2013 단편 <고열> - 뮤직비디오 2016 잔나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2016 퓨처 카와이 <사이렌> 2015 사람또사람 <우주> 2015 옥상달빛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희한한 시대> 2014 짙은 <해바라기>

<여자들> 이상덕 감독의 추천사

“<여자들>에서 이든씨가 연기한 이든은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하는 시형(최시형)이 만나는 여자들중 한명이다. 이든씨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밝고 발랄한 느낌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의 실제 모습은 밝은 기운이 있다. 영화 속 이든에 실제 모습을 반영했고, 결과적으로 영화에 힘이 생긴 것 같다. 좋은 의미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기운을 잘 표현하는 배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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