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빛낸 배우들⑤] <택시운전사> 이호철 - 계산 없는 인물을 꼭 한번!
2017-08-07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이호철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티셔츠에 반바지 하나면 여름 나는데, 사진 촬영이라고 유일하게 있는 양복을 정말 오랜만에 꺼내 입었더니. 게다가 인터뷰라는 걸 난생처음 해본다.” 190cm 가까운 키에 큰 체구, 걸쭉한 목소리까지. 이호철의 첫인상은 꽤나 강렬하다. “계속 보면 나름 귀여운 상”이라며 호방히 웃을 때면 또 다른 얼굴이다. <택시운전사>에서 그는 집에서는 ‘막둥이’로 불리는, 광주 지역 대학생 시위대의 일원인 용표 역을 맡았다. “용표가 원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내가 캐스팅되면서 자연스레 대학생이 됐다는 소문이! (웃음)” 촬영장에서도 거의 ‘막둥이’였던 그는 “송강호, 유해진 선배 앞에선 괜히 부끄럽고 어려워서 멀찍이 떨어져 있곤 했다”며 쑥스러워한다.

“내 하고 싶은 걸 할 끼다!” 19살 대구 소년 이호철은 꿈을 좇아 무작정 상경했다. “워낙 동물을 사랑해 사육사가 되거나, TV <토요명화>를 꼭꼭 챙겨보고 비디오방에 들러 장르 가리지 않고 영화 보길 좋아했기에 배우가 되거나. 근데 좋아하던 주성치, 이연걸처럼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밑도 끝도 없는 마음이 들었다.” 조선소 노동자, 인테리어 작업과 일용직 등을 오가며 생계를 잇던 그는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 싶어 25살 때 대학 영화영상학과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소속사 없이 직접 프로필을 돌리며 기회를 찾고 있다. <친구2>에서 성훈(김우빈)을 감방에서 괴롭히던 건달 역을 시작으로, <극비수사>에선 납치된 은주의 아버지(송영창)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나와 은주를 찾아나서던 배철호 역을 맡았다.

배우는 쉴 때조차도 늘 준비해야 함을 생각하는 요즘이다.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종영 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때 (허)정도 선배가 ‘해외여행을 가면 영어 공부를 해야겠구나 싶어지듯 뭐든 하나씩 재미를 붙여보라. 표준어 연습도 해두면 경상도 사투리에 더해 무기 하나가 더 생기지 않겠나’라며 조언해줬다. 참, 시작이 쉽지 않다. (웃음)” 영화 보기만큼은 계속된다. “범죄 스릴러는 <프리퀀시>(2003), 액션은 <300: 제국의 부활>(2014), 로맨스는 <러브 액츄얼리>(2003)와 <노트북>(2004)을 좋아한다. 바닥을 쳤다 싶을 때면 <행복을 찾아서>(2006)를 보며 기운을 얻는다. 최근엔 <컨택트>(2016)를 보며 놀라워했다.” 8월부턴 촬영에 들어갈 작품이 줄줄이다. 출연 분량은 적지만 <마약왕>(2017)에서 마약 중간 판매책으로 나와 송강호와 다시 한 작품을 하게 됐다. 신원호 PD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선 구치소와 교도소를 오가는 역할이다. “<족구왕>(2013)의 만섭(안재홍), <응답하라 1994>(2013)의 삼천포(김성균)처럼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지만 좋으니까 좋은 대로 가보는 계산 없는 인물을 꼭 한번! 동경하는 배우 홍금보식의 액션 연기도 물론 해보고 싶다.”

<검사외전>의 이 장면

“아직까진 스스로 잘했다 싶은 연기를 한 적이 없다. ‘아, 왜 저렇게 했지?’라며 아쉬워하는 게 더 크다. 그래도 <검사외전>에서 한치원(강동원)과 술을 마시며 죽은 동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대사도 꽤 있었고 무엇보다 연기에 감정을 실어가며 몰입하는 게 뭔지를 맛본 것 같다. 컷! 하는 순간, ‘와, 재밌다! 계속 더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

영화 2017 <택시운전사> 2016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5 <검사외전> <오빠생각> <손님> <극비수사> 2014 <국제시장> <명량> 2013 <친구2> 드라마 2017 <슬기로운 감빵생활>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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