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당선자 인터뷰③] 우수상 당선자 박지훈 -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글을 쓰고 싶다
2017-08-21
글 : 이주현
사진 : 오계옥
제22회 영화평론상 우수상 당선자 박지훈 인터뷰

박지훈씨는 대학에서 법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영화’와 ‘글쓰기’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로스쿨까지 졸업한 뒤 영화평론에 올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려서부터 영화를 좋아했지만 본격적으로 영화공부에 매달린 건 세달 남짓. “세달간 영화만 보고 책만 읽었다”는 그는 <씨네21> 영화평론상 첫 도전에 우수상이라는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작품비평으로 조현훈 감독의 <꿈의 제인>에 대해 썼다.

=처음에 생각한 작품은 <나이트 크롤러>(2014)였다. 영화 속 주인공이 카메라로 참사를 다루는 방식이 상업영화에서 참사를 그리는 방식과 유사한 느낌이 들어서 미디어와 영상매체가 대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써볼까 했다. 그런데 이론비평의 주제와 겹치는 것 같아서 다른 작품을 찾다가 찰리 카우프먼의 <아노말리사>(2015)로 글을 썼다. 그러다 공모 마감 일주일 전에 친구랑 <꿈의 제인>을 봤는데 영화가 정말 좋더라. 특히 영화의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영화엔 꿈과 거짓이라는 장치가 등장하는데, 꿈과 거짓은 한편으로 영화에 비유할 수 있다. 거짓말에 대한 찬가는 영화에 대한 찬가처럼 보였고, 영화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론비평의 주제는 ‘보이지 않는 자들-영화가 호모 사케르를 다루는 방식에 대하여’였다.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에 영향을 받아 쓴 것 같은데 어떻게 이론비평의 주제를 잡았나.

=작가론보다는 영화에 질문을 던지는 주제를 찾고 싶었다. 한창 영화를 좋아하다가 어느 순간 영화를 보는 게 무슨 의미인가, 영화의 윤리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모리스 블랑쇼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했는데,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것이 어쩌면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영화가 계속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더라. 더불어 지난 6월에 런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나. 화재의 여러 원인이 있지만 노후한 임대 아파트의 낡은 외관을 가리려고 싸구려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해 사고가 커진 측면이 있다. 사람들은 불편하고 추한 것을 애써 가리려 한다. 이런 사건을 목격한 것이 비평의 주제를 잡는 데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더티 해리> <친절한 금자씨> <도그빌> <마더> <언노운 걸> 등 다양한 영화를 언급하는데, ‘호모 사케르’에 대해 얘기하고 싶게 만든 특정 영화가 있었나.

=특정한 영화에서 시작한 건 아니다. 서부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서부영화 속 악당에 쉽게 동일화가 안 되더라. 뉴아메리칸 시네마를 보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타자의 지시 범위를 좁히려다 보니 호모 사케르란 개념이 떠올랐다. 사실 이론비평을 다 쓰고 허문영 평론가의 평론집 <보이지 않는 영화>를 읽었다. 평론집 초반에 나오는 주제가 영화와 타자의 관계다. 책을 읽고서 ‘그래, 내가 쓰고 싶은 게 이런 거였지’ 싶었다. 아마 책을 먼저 읽었다면 평론을 못 썼을 것 같다. (웃음)

-로스쿨을 졸업했는데, 영화에 대한 글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

=법대에 입학했고 철학을 이중전공했다. 졸업할 때쯤엔 철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서 로스쿨에 진학했다. 하지만 법조인의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유예해뒀던 고민들을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봤는데,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거였다. 그때부터 독학으로 영화공부를 시작했다.

-어떤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나.

=어떤 글을 쓰고 싶냐고 묻는다면 독자들이 재밌게 읽는 글,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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