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신과 함께-인과 연> 주지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2018-07-24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해원맥은 저승차사 강림, 덕춘과 함께 천년 동안 인간에게 지옥길을 안내했다. 시니컬한 태도로 비죽 솟아오르는 비애감을 삼긴 채 우매한 인간들을 상대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천년 묵은 해원맥의 과거와 그 과거에서 비롯되는 깊은 비애감을 응시한다. 지상의 성주신이 들려주는 저승 삼차사의 과거에서 해원맥의 과거는 이들의 돌고 도는 생을 연결하는 핵심고리 역할을 한다. 2편의 중심에 해원맥이 그리고 주지훈이 있다.

-캐릭터 및 배경 설명이 많은 1편보다 해원맥의 전사가 펼쳐지는 2편의 시나리오를 더 흥미롭게 읽었을 것 같다.

=1편에선 지옥에 대한 설명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캐릭터나 지옥의 세계 등 기본 설정이 구축되어 있는 2편에선 드라마가 부각된다. 드라마가 세니까 시나리오도 더 잘 읽히고 몰입도 잘될 수밖에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신도 많아서 촬영할 때도 2편이 더 재밌었다.

-천년 전의 과거와 현재 모습의 간극이 커서인지, 2편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해원맥이 아닌가 싶다.

=과거의 해원맥과 현재의 해원맥은 전혀 다른 인물이다. 사실상 1인2역을 연기했다고 보면 된다. 해원맥이 돋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일 거다. 캐릭터의 변화가 크고 감정의 변화도 크게 겪기 때문에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영화는 누구 한명만 돋보이는 영화가 아니다.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다.

-1편과 2편을 연이어 촬영했다. 1, 2편의 신들을 넘나들며 촬영하는 방식이 어렵진 않았나.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신과 신을 넘나드는 것도 힘든데 편과 편을 넘나드니 처음엔 헷갈렸다. 촬영이 진행되고 어느 정도 퍼즐이 완성되니까 그런 방식에도 익숙해지더라. 현장에선 모니터링을 열심히 했다. 내가 나오지 않는 장면들까지 확인하면서 그 신에서 가장 정확한 연기를 하려고 했다. 순발력보다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CG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 철저하게 약속하고 찍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찍은 듯 보여도, 애드리브처럼 보여도 그게 다 약속해서 만든 장면들이다.

-1편에선 강림, 해원맥, 덕춘의 스리숏이 많았고 2편에는 성주신, 해원맥, 덕춘이 함께하는 장면이 많다.

=성주신과 함께한 현동 집 장면을 무척 좋아한다. 어릴 적 추억들, 밥 냄새 나던 골목 풍경들이 떠올라서 괜히 가슴이 따뜻해진다. 또 영화의 유머를 책임지는 캐릭터 중 하나가 성주신인데, 마동석 형만의 바이브가 어마어마하다. 다른 사람이 하면 안 웃긴데 동석이 형이 하면 웃긴, 마동석만 할 수 있는 바이브가 있다. 그걸 2편에서 볼 수 있다. 스리숏의 한 꼭짓점을 차지하는 우리 김 선생님(김향기)도 연기 천재라, 더없이 유쾌하게 촬영했다.

-2편을 끝으로 해원맥은 천년 지옥을 졸업하는 건가.

=모르겠다. 투자사와 제작사가 이 시리즈를 어디까지 끌고 가느냐에 달린 것 같다. 계속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그리고 지금의 배우들이 모두 출연한다면 나 역시 출연 안 할 이유가 없다. 같이 일하면 행복하고 즐거운 팀이니까.

-<신과 함께> 시리즈가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우선 한국 판타지 장르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게 영광이고, 개인적으로는 <신과 함께>를 만나면서 생각이 유연해졌다. <신과 함께>를 찍지 않았다면, 이를테면 <아수라>(2016)나 <추격자>(2008) 같은 영화가 더 영화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을 것 같다. <신과 함께> 이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생각이 많이 열렸다.

-여름 한국영화 대작 두편에 출연한다.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어 <공작>도 곧 개봉하는데.

=워낙 색깔이 다른 영화라, 두편 다 잘되길 바란다. 아니 <인랑>까지, 한국영화가 다 잘돼야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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