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영화의 옆, 평론의 자리를 만들다 ① ~ ⑦
2018-09-12
글 : 씨네21 취재팀
제23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우수상 당선자 김병규·흥은미의 비평 요약 / 2018년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의 한국영화 진단 김소희·송형국·안시환 평론가 대담

<씨네21> 영화평론상이 어느덧 23회를 맞았다. 비평의 쓸모를 고민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듯 새로운 물결은 한번의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우수상으로 당선된 김병규·홍은미 수상자의 활동이 좁아져 가는 비평의 자리를 한층 넓혀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쁜 마음으로 이들의 글을 소개하는 한편 축하하는 마음으로 올해 여름 한국영화 세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소희·송형국·안시환 평론가가 올해 초 가진 <강철비> <신과 함께-죄와 벌> <1987> 대담에 이어 <인랑>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을 평한다. 개별 영화에 대한 분석을 넘어 한국영화에 대한 흐름과 맥을 짚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심사평|

<씨네21> 영화평론상이 어느덧 23회를 맞이했다. 심사에 참여한 <씨네21> 주성철 편집장, 김혜리 편집위원, 송경원 기자는 최종적으로 최우수상 없이 김병규, 홍은미 2명을 우수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이제 영화평론가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독자들과 만나게 될 김병규, 홍은미 두 사람은 이번이 <씨네21> 영화평론상 지원 첫해가 아니다. 지난 몇해 최종 심사평에 언급될 정도로 이미 필력을 뽐냈던 이들이다. 몇번의 도전 끝에 수상의 영광을 안은 끈질긴 집념의 소유자들이다. 물론 그처럼 매해 꾸준히 응모하는 지원자들은 꽤 많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도 김병규, 홍은미 두 사람은 과거에 비해 더 달라지고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별다른 이견 없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앞으로 두 평론가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다. 김병규의 이론비평 ‘액체적 영화에 관하여’는 구스 반 산트의 두 영화 <엘리펀트>(2003)와 <라스트 데이즈>(2005)로 시작하여 구로사와 기요시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을 경유해 장 뤽 고다르의 <필름 소셜리즘>(2010)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파이브>(2003)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들을 아우르는 풍성한 비평적 여행이었다. 21세기의 몇몇 영화들이 지향하곤 하는 공간적 감각에 대한 은유로서 ‘액체적 영화’라는 개념을 다루면서 독해에 무리가 없고, 영화의 흐름에 대한 큰 그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액체’의 속성을 번안한 형식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정의가 있었다면 더 좋은 글이 되었을 것이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에 대한 작품비평 또한 샤오쓰가 샤오밍을 살해하는 순간을 통해 “그럴듯한 리얼리티를 무시하면서라도 영화의 운동을 총체적으로 중단하려는” 에드워드 양의 ‘멈춤과 움직임’에 대한 접근이 돋보였다. ‘불확정한 세계에 감응하는 관찰자’라는 제목으로 짐 자무시 작가론을 써낸 홍은미도 “짐 자무시의 영화는 산책자를 닮았다”는 말로 시작하여 “세상의 모든 작은 존재들을 관찰하고 그들에게 반응”하고 “영화 안의 모든 존재들을 잠재력 있는 존재로 만드는” 짐 자무시의 영화들을 초기작부터 <패터슨>(2016)까지 아우르며 “삶이라는 미스터리 장르의 대가”라는 결론에 이르는 전개와 호흡이 눈길을 끌었다. 아녜스 바르다에 대한 ‘기억’을 통해 작품비평을 쓴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 또한 그가 탄탄하고 사려 깊은 평론가임을 알게 해주었다.

마지막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하게 만들었던 다른 지원자들에 대한 얘기도 덧붙여야 할 것 같다. ‘불화의 영화’라는 제목으로 케네스 로너건 작가론을 써낸 강원우는 ‘불화에서 태어난 생동감’으로 케네스 로너건 영화의 진정한 힘을 분석하는 성실함이 돋보였다. 다만 다소 안전한 결론으로 마무리하여 애초의 도전적인 지점이 희석되는 느낌이고, 긴 글의 호흡이 거친 지점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몸이 만든 세계’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별>(2017)에 대한 작품비평 또한 인물들의 ‘모션’에 포커스를 맞춘 시각이 흥미로웠다. 특정 장면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풀어나간 시도가 참신했다. ‘정치의 막다른 골목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경우’라는 제목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론을 써낸 김용진은 결론 부분이 좀 황급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쉽지만 전체적인 아이디어는 잘 전달됐다. 무엇보다 주제 선정에 따른 비평적 아이디어가 뛰어났다. <콜럼버스>(2017)에 대한 작품비평 또한 ‘예술의 괴력’이라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포인트를 잡아내어 전개하는 시각이 돋보였다.

‘비평의 위기’라는 해묵은 표현이 새삼 짓누르는 가운데서도, 지난 몇해 동안 계속 100편 이상의 응모작이 몰리고 있는 것을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싶다. 올해도 총 110편이 접수됐다. 무엇보다 올해 수상자들이 지난 몇해 꾸준히 도전해오다 드디어 그 결실을 본 지원자들이라는 것이 반갑다. 이들의 새로운 비평을 꼭 다시 만나고 싶다. _주성철, 김혜리, 송경원

최신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