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은지는 학교 폭력 피해자다. 사회적인 폭력에 노출된 개인을 외롭게 방치해두면 그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라 여겼다. 오디션 때 감독님께 내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드렸는데 그런 점이 캐스팅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부모님이 되레 초반의 노출 장면이 역할상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힘이 됐다.
금붕어
주변에서 드라마 잘 봤다면서 은지가 각성하게 되는 금붕어 장면은 대체 어떻게 찍었느냐고 많이들 물어본다. 어항에 손을 넣어서 금붕어를 만지는 장면까지만 찍고 씹는 장면은 실리콘으로 만든 모형을 가지고 찍었다. 먹을 수 있는 재질은 아니어서 씹고 뱉었다. 그 장면 전후로 화장이 진해져서 놀라웠다는 반응도 많은데 나로서는 억울하다. 화장 안 한 쌩얼이었거든. (웃음) 틴트만 발랐을 뿐이다.
분노
절반만 좀비, ‘절비’가 된 은지의 감정이 가장 격해진 상황은 아마도 격리소에서 철수를 마주쳤을 때인 것 같다. 은지가 지닌 분노의 대상이 단순히 귀남이나 학교 폭력 무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무도 안 와. 어른들은 관심도 없어, 우리한테”라는 대사에서도 말해주듯 은지는 사회시스템 자체에 분노하고 있다. 그것이 결국 철수에게 쏟아진 것이 슬픈 거다. 그 장면은 정말 공들여서 준비했다.
시즌2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어본다는 걸 알고 있다. 배우들끼리도 농담 삼아 예측해보곤 했는데 아무래도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으니 다음 이야기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남라는 면역자이고 은지와 귀남은 돌연변이 같은 설정으로 구분되어 있으니 반인간, 반좀비 상태여서 좀비의 본성도 느끼고 이성도 있는 은지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다.
한예종
어릴 때 교회 연극부 활동을 하다가 연기에 눈을 떴다. 부모님을 설득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에 15학번으로 입학했다. 웹드라마 <고양이 바텐더> <김요한 이야기>를 찍었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역할은 <지우학>의 은지가 처음이다. 요새는 서울예술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다른 학교 친구들과 여러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다. 실험적인 영상도 많이 찍어보고 있는데 잘 만들어지면 영화제에도 출품하자고 이야기했다. 아직 정해진 차기작은 없지만 오래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