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2023 기대작⑨] 박희곤 감독 ‘타겟’, “있을 법한 공포에 빠져드는 순간”
2023-01-12
글 : 조현나
사진 : 최성열
제작 영화사피어나 / 감독 박희곤 / 출연 신혜선, 김성균, 강태오 /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개봉 2023년

중고 거래를 위해 만난 상대가 돌연 나를 범죄의 타깃으로 삼는다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광경이 영화 <타겟>을 추동하는 발단이 된다. <타겟>은 주인공 수현(신혜선)이 온라인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에서 범죄의 표적이 되는 상황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 <명당>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현재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한다.

“뉴스와 각종 자료들을 찾아보다 중고 거래, 보이스 피싱 등의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접했다. 당장 주변 사례를 봐도 중고 거래하는 물품의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나갈 때 생각보다 쉽게 상대를 집 안에 들이더라. 더불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함에도 사이버 범죄 검거율은 2%에 불과하다는 게 사이버 수사대의 설명이었다.” 경찰에게 범인들에 관한 정보를 묻고 관련 피해자들의 상황을 조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박희곤 감독은 두달 반 만에 <타겟>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각본을 쓰고 연출할 때 주의를 기울인 건 “이러한 사건이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배우들의 에너지 또한 중요했다. “수현은 신혜선 배우가 맡았다. 연기 스펙트럼이 워낙 넓고, 말할 때의 딕션과 대사를 치지 않을 때의 표정까지 좋아서 사건이 발생한 후 변화를 거듭하는 수현의 모습을 잘 소화해줬다.” 수현의 사건을 수사하는 주 형사, 나 형사는 <명당>에서 활약한 배우 김성균, 강태오가 각각 연기했다. “김성균 배우는 역할을 잘해줄 것을 알기 때문에 일말의 고민 없이 캐스팅했다. 강태오 배우도 <명당>에서 나와 호흡이 좋았고 그때의 경험으로 엄청난 노력파 배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둘이 함께한 신에선 이미지가 대비되면서도 합이 정말 좋았다.” 가해자인 ‘그놈’ 역의 배우는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오디션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한 만큼 맡은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고 귀띔했다. 영화의 주요 장소 중 하나는 수현의 집이다. “극의 상황을 잘 그려내기 위해 언덕 위의 건물을 택했고 인테리어 회사 팀장인 수현의 직업을 고려해 그의 세련된 취향과 미감을 집 내부에 과하지 않게 녹여냈다.” 또한 평택 삼성전자 앞의 도로에서 3일 밤낮을 촬영해 추격전이 몰아치는 카 체이싱 신을 완성했다. “관객이 <타겟>을 보며 이런 사건들을 완전히 남의 이야기라 치부하는 대신, 상대가 느끼는 공포를 실감하고 공감해주었으면 한다.”

박희곤 감독이 꼽은 <타겟>의 이 장면

수현과 그놈이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순간을 <타겟>의 핵심 장면으로 꼽고 싶다. 두 사람이 마주할 때 발생하는 긴장감으로 인해 관객은 실제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살갖에 와닿는 공포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박희곤 감독은 “사건이 벌어진 이후 아주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초인종과 같은 일상의 소음까지 두려워하게 되는 인물의 심리적인 변화 또한 작품에 담아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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