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엔 한국영화 거장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우선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배급 바른손)은 후반작업을 대부분 마치고 칸영화제를 비롯한 영화제 출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 “여름 전에 공개하는 것이 목표인 상황”(안은미 바른손 대표)이다. 1970년대로 돌아간 김지운 감독의 신작은 영화 만들기에 관한 영화다. 이미 다 찍어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고자 하는 김 감독(송강호)이 배우 및 제작진과 갈등하는데 여기에 검열 당국의 방해까지 겹친다. 공동 제작사 앤솔로지의 최재원 대표는 “영화 촬영장의 천태만상을 그려낸 여러 배우들의 밀도 높은 앙상블, 김지운 감독 특유의 묘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영화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 전했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의 조합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은 류승완 감독의 <밀수>(배급 NEW) 역시 1970년대 작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밀수에 휘말리게 된 두 여자의 범죄 활극을 펼친다. 2021년 10월 크랭크업한 뒤 현재 후반작업을 거의 끝마친 상태다. 김수연 NEW 영화사업부 이사는 “여름 시장을 포함해 개봉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해 12월 황정민, 정해인 주연의 <베테랑2> 촬영도 시작했다.
2022년 <외계+인> 1부(배급 CJ ENM)를 선보인 최동훈 감독은 2023년 2부 공개를 앞두고 후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는 “1부에서 모두 과거로 갔던 인물들이 다시 현대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미스터리가 풀리는 구조로, 김태리 배우의 분량이 1편보다 늘어나며 캐릭터 역시 부각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심해 생물과 인간이 만나는 풀 CG애니메이션 작업에 한창이다. 홍경표 촬영감독이 비주얼 라이팅에 참여했다. 봉준호 감독은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호러 액션물, 2016년 일어난 실화 기반의 프로젝트 또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24년 3월29일 개봉을 확정한 <미키7>도 푸른빛을 내뿜는 원통형 기계 속에 누운 배우 로버트 패틴슨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예고편을 공개해 기대감을 고조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OTT가 아닌 극장에서만 선보일 것이라 발표했다.
HBO 맥스 시리즈 <동조자>의 7개 에피소드 중 3개를 연출하는 박찬욱 감독은 전체 110회차 촬영 중 약 25회 분량을 마쳤다.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작품으로는 용필름과 공동제작하는 <더 제일브레이커>(가제)가 있으며,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북미 시상식 레이스와 <동조자> 작업에 집중이 필요해 정확한 신작 계획을 말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