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코미디는 웃음이라는 공동관람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큰 장르다, <파일럿> 김한결 감독 with 김명진 쇼트케이크 대표, 김재중 무비락 대표
2024-08-08
글 : 임수연
김한결 감독

- 한준희 감독이 스웨덴영화제에서 발견한 <콕피트>(2012)가 원작이다. 이후 쇼트케이크와 무비락이 함께 제작하게 된 배경은 뭔가. 김한결 감독이 이 프로젝트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이유는.

김명진 당시엔 본인이 영화제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한준희 감독의 기억 속에 있던 영화다. 직접 연출하는 것보다 옆에서 누군가가 도와주면 제작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재미있는 기획 중 하나였다. 원작자에게 접촉한 것은 2019년이다. 스웨덴쪽 제작사와 연결이 되면서 구매 의사를 밝히고 스크리너를 받았다. 사실 한준희 감독의 피칭만 봤지 영화는 이때 처음 봤는데 다행히도 재미있었다. (웃음)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이런 이야기를 재미 있어 한다고?”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에 논의를 시작했던 터라 실제 판권 구매 시기가 1년 넘게 지연됐는데도 원작 제작사에서 기다려줬다. 내가 원래 김재중 무비락 대표를 쫓아다녔다. 대표님이 만드는 작품 들의 색깔과 완성도, 스태프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또 미쟝센단편영화제 때부터 김한결 감독님의 팬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감독님의 인터뷰 영상도 봤다. <술술> 같은 단편은 위트 있지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훨씬 대중적인 작품을 추구하는 분이었다. <가장 보통의 연애> 도 누군가를 비하하지 않으면서 웃음을 만드는 방식이 세련됐더라. 나나 한준희 감독이 코미디 감각이 있지는 않은데(웃음) 김한결 감독 님과 재중 대표님은 대중적인 코미디를 잘할수 있는 분들이었다. 초고가 나오자마자 부산 국제영화제 때 한준희 감독이 조정석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줬다. 다른 배우를 상상할 수 없는, 그가 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는 영화였다. 다행히 캐스팅이 되면서 김한결 감독님, 재중 대표님에게 거의 동시에 제안을 드릴 수 있었다.

김한결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었다. 이런 말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요즘 말하기 힘든 얘기를 담은 기획이라고, 나도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순간에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한정우(조정석) 캐릭터에게 공감이 많이 됐다. 코미디 장르지만 이 부분을 재미있게 잘 풀어내면 영화에 이입할 수 있는 관객도 많을 것 같았다. 조정석 배우가 이미 캐스팅돼 있었다. 한준희 감독님의 <D.P.>를 너무 재밌게 봤다는 점도 선택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재중 대표님은 사석에서 두번 뵀는데 무척 나이스한 분이라 나중에 꼭 한번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원작을 각색하면서 어떤 점들이 달라졌나.

김명진 주인공이 어떤 위기에 처하면서 실업자가 된다, 여장을 하고 취업한다, 엄마와 떨어져 살고 여동생 집에서 살며 아들이 있다는 설정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한국적으로 각색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의 엄마가 여성과 재혼하는데 <파일럿>에서는 칠순 잔치로 바뀌었다. 비행기 사고가 났을 때 주인공의 행동이나 회사에서 잘리는 이유와 이혼 사유도 다르다. 회식 자리 발언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설정은 김한결 감독님이 각색하며 영화의 주제와 일치되는 사연을 새로 만든 것이다.

- 한정우가 어떤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는지 그 수위를 정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비판 받아야 마땅하지만 영화의 몰입을 해칠 만큼 주인공 캐릭터가 미워지는 수준에 이르러서는 안된다. 정우가 회식 자리에서 상무의 비위를 맞추는 과정에서 여성 직원들을 ‘꽃다발’이라 칭하거나 상무에게 술을 따르라고 시키는 모습은 사실 한국 사회의 평균이라고 느껴졌다. (웃음)

김한결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현장에서 대사를 고치기도 했던 부분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정우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잘못됐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다. 어지간한 건 개인차라고 생각하 지만 전반적으로는 세대차가 있다고 봤다.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도 정우가 회사에서 잘릴 정도로 잘못했는가를 놓고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터에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런 문제를 한번 인지해 보자고 영화가 던지는 데서도 작은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정우 역시 그렇게 달라지는 캐릭터이지 않나.

김명진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파일럿> 은 그건 잘못됐다고 부드럽게 알려주는 영화다. 그렇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 어느 단톡방에서 정우의 발언이 왜문제가 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머지 사람 모두가 “당연히 문제다”라고 반응했다고.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한결 정우의 아들 시후(박다온)가 전통적인 성역할을 벗어나 보잉777 같은 비행기 장난 감을 갖기보다는 발레를 하고 싶어 한다는 설정은 작가님이 쓴 초고부터 있던 내용이다. 영화의 소재에서 따라오는 부수적인 이야깃거리 들은 같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떠한 결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정된 성역할을 따르지 않는 시후의 모습을 통해 화두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 무비락이 제작한 <청년경찰>은 당시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는데 <파일럿>을 만들면서 어땠나.

김재중 촬영 당시에는 한밤중에 두 성인 남자가 여자 뒤를 따라가는 것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그 부분을 지적하는 비판들이 나왔다. 그 밖에 다른 논란도 불거졌다. 반성을 많이 했다. 너무 무지했던 거다. 김명진 대표님에게 <청년경찰>을 만든 제작사가 반성하면서 <파일럿> 을 만들었다고 할까 말한 적도 있다. (웃음)

김명진 쇼트케이크 대표

- 원래 사람은 과거에 잘못한 부분을 반성하고 달라지는 거니까. 나도 과거 SNS에서 했던 발언이 발굴된다면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파일럿>을 보고 동료 직원에게 업무와 관련 없는 외모 평가를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는 관객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김명진 과거 한국영화를 지금 다시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지 않나. 그땐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던 거다. 성인지감수성은 시대에 따라, 개인이 새롭게 깨닫게 되면서 달라질 수 있다.

김한결 그리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지적할때 말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인 대화에서도 세게 말하면 아예 듣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변화가 목적이라면 부드럽게 말을 건네고 싶었다.

- 지난해 초 조정석 배우가 출연했던 <유 퀴즈 온더 블럭> 촬영 당시 <파일럿> 속 <유 퀴즈 온 더블럭> 신도 같이 찍은 걸로 안다. 언제부터 그린 빅픽처였나. (웃음) <유 퀴즈 온 더 블럭> 특유의 연출은 어떻게 흉내냈나.

김한결 내가 아예 시나리오에 유재석과 조세호가 나온다고 썼는데 제작자들이 수습해주셨다. 근데 그게 됐다. (웃음)

김명진 설마 진짜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정우가 출연하는 신을 찍겠다는 건가? 그런데 감독님이 해맑게 “안돼요? 나는 너무 재밌을것 같은데?”라고 했다. 안 하면 안될 것 같았다. (웃음) 조정석 배우는 물론 예능쪽에 연이 있던 분들이 사방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김한결 예전에 봤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떠올라서 시나리오에 썼던 신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묘사하면서 영화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싶었다. <유 퀴즈 온 더블럭>은 정말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져서는 안된다. 콘티를 짤 때부터 아예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틀어놓고 작업했다. 예전과 요즘의 자막 스타일이 다르다. 로고도 바뀌었다. 이런 부분까지 체크하면서 만들었다.

- 한정우와 한정미 남매의 어머니 안자(오민애)가 가수 이찬원의 팬이라는 설정 역시 동시대를 보여준다. 남자 연예인의 여성 팬덤 문화를 비하하거나 웃음거리로 삼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 했다.

김명진 원래 시나리오 속 안자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전국 일주를 한다는 설정이었다. 김한결 감독님이 요즘 엄마들이라면 트로트 팬덤의 모습이 더 어울리지 않느냐며 의견을 냈다. 당시에 오토바이 설정을 민 분들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진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엄마들 모습 같았으면 좋겠다며 굉장히 고집했다. (웃음) 문상훈씨의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가 등장하는 것도 감독님이 재밌지 않겠느냐고 해서 극 중에 들어오게 된 거다.

김한결 리얼 버라이어티쇼 시대라 실제 트로트 팬덤의 모습이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했다. 역시 재력이 있는 분들이라 정말 대단한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웃음) 그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다.

- 한정우가 여장을 한 직후 한정미와 윤슬기(이주명)의 스타일링이 대비된다. 정미는 굽 있는 구두에 웨이브진 긴 머리,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슬기는 머리를 하나로 묶고 바지 정장을 입는다. 그러다 정미도 단발머리에 편한 바지를 입는 등 외적으로 변화한다.

김한결 심리적으로 접근했다. 여장한 모습이 발각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우 본인이 아는 선에 있는 것들을 모두 갖다붙인 결과물이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외모 변신을 강조한 것이다. 여장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편한 옷을 입는다. 실루엣을 굳이 드러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 정우가 처음 여장을 하고 거리에 나간 날 헬스트레이너가 승모근을 지적한다. ‘제니 어깨’를 만들수 있다며 필라테스를 권한다.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신체 부위별로 평가받으며 멀쩡한 근육도 없애라고 압박받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대사다.

김명진 그냥 보면 웃기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충을 알수 있는 디테일이다.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어느덧 그게 불편한 일인지 아닌지도 구분 못하게 된다. 제모도 마찬가지다. 한정우가 한정미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밟아가는 스텝이 의미하는 바를 여성 관객들은 바로 알아차릴수 있을테고 남자들도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사람들이 한정미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설정을 뻔뻔하게 밀어붙인다. 심지어 엄마도 자기 아들을 못 알아본다. (웃음) 자칫 개연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는데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한결 관객들은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한정우와 한정미를 오가며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촬영장에서 보조 출연자들이 조정석 선배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의 여장을 알아차리지 못한 실례가 있었다. 또 한정우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그의 성격상 여장을 강행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허용 되는 상황이라고 봤다.

김명진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도 로빈 윌리엄스의 자식들이 여장한 아버지를 못 알아 본다. (웃음) <파일럿>은 그냥 그렇다 치고 봐야 하는 영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작업하지 않으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김재중 무비락 대표

- 여장 남자의 해프닝을 코미디의 재료로 삼은 <파일럿>이 롤모델로 삼은 영화는 <미세스 다웃파이 어> 같은 옛날 할리우드영화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과거 코미디영화에서 소재로 삼았던 설정을 지금 다시 보여줄 때 요즘 관객에겐 자칫 올드하게 보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없었나.

김재중 그래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나 안자가 이찬원의 팬덤 ‘찬스’의 일원이라는 설정을 넣은 것이다. 유튜브와 SNS에서 벌어지는 일도 공 들여 재현했다.

김명진 김한결 감독은 아무리 주변에서 아이디어를 내도 스스로 재밌는 것에만 웃는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웃는 소재라고 해도 본인이 재밌는 쪽을 더 고집한다. 그리고 현실적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동시대의 생활성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사실 1990년대 할리우드 가족드라마처럼 <파일럿> 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때 영화들이 정말 웰메이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때 한국에서 그에 가장 가까운 영화를 만드는 곳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증인> 등을 제작한 무비락이다.

- 한정미가 아닌 한정우는 윤슬기에게 이성적 호감을 혼자 갖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관객도 있을 듯하다. 번호를 물어볼 때 빠르게 반응한다거나 신체 반응이 오는 코믹한 장면에서 말이다.

김한결 원래 사람의 감정과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일차원적으로 가기보다는 우리 스타일대로 정리했을 때 오는 미묘한 재미가 훨씬 좋았다. 인간은 커뮤니티를 이루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정미는 슬기가 먼저 다가와줬을때 기뻐한다. 만약 그 신에서 정미가 슬기를 여자로 봤다면 정미의 표정을 좀더 보여주는 식으로 컷을 할애했지 지금처럼 찍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체 접촉 후 반응이 오는 장면은 남자들에게 의견을 많이 물어봤다. 인간적인 호감이 있다면 예상지 못한 사고가 있을 때 영화와 같은 현상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 한에어를 이끄는 노문영 이사(서재희)는 한국항공을 책임지는 남동생 노상욱(현봉식)에게 집안내 서열이 밀리고 있지만 미투 폭로 이후 상황은 반전된다. 하지만 극 후반부 노 이사는 성희롱 제보를 한 여성을 오히려 매장시키려 하고 가해자였던 한정우를 복직시키겠다는 제안까지 한다. 같은 여성도 젠더 기반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김한결 <파일럿>은 지금 시대에 자연스럽게 있을 법한 일을 보여주는 영화다. 젠더 폭력의 한 가지 모습만 묘사한다면 오히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 정우가 직접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고 과거 성희롱 발언을 사과하는 신 바로 뒤에 비행기 사고 당시 콕피트의 상황을 전하는 녹음 파일이 등장 한다. 그가 215명의 승객을 구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임했다는 것을 <파일럿> 속 대중과 <파일럿>을 보는 관객에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혹시 이런 흐름이 정우의 사과에 방점이 찍히기보다 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걱정은 없었는지.

김한결 정우가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갖고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신이었다. 또 한정미의 존재 자체가 거짓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함으로써 인물의 변화를 보여준 다. 이후 그는 벌금형을 받는 등 죗값을 치른다. 해피엔딩이라고 보기 어렵다.

김명진 사실 그 라인을 정리할 때 우리의 의도를 오해하는 관객이 있을까봐 논의를 많이 했다. 지금 버전은 정우의 진심을 최대한 전하 면서 영화를 마무리하는 배치를 고민한 결과다. 정우는 면죄부를 받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공개 사과를 한 것이 아니다. 슬기가 성희롱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누명을 쓰고 쫓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행동이었다. 그를 용서할 것인가 여부를 놓고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우는 죗값을 충실하게 치르고 파일럿으로 복직하지 못한다.

김재중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 가장 큰 자기반성이라고 생각했다. 정우의 마지막 비행은 그의 꿈을 찾아 다시 시작하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

- 쿠키영상에 등장하는 강하늘 배우는 어떤 인연인가.

김명진 조정석 배우와 함께 뮤지컬을 했고 재중 대표님과 <청년경찰>을 했던 인연이 있다. 사실 촬영 당시에는 그가 쇼트케이크 차기작에 출연하게 될 줄 전혀 몰랐다. (웃음)

김재중 개인적인 바람은 한준희 감독이 <파일럿> 속편 <폴리스>를 강하늘 주연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웃음)

- 티켓값 상승 이후 코미디영화는 OTT에서 봐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파일럿>이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을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면.

김한결 최근에 코미디영화야말로 극장에서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절절하게 생각했다. 웃음이라는 강력한 리액션으로 공동 관람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장르다. <파일럿>은 한땀 한땀 장인 정신으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 인데 이들은 큰 화면으로 봐야 알 수 있다.

김재중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는 기억은 극장에서 만들어진다. 넷플릭스 영화를 가족끼리 본 기억은 별로 없지 않나. 멀리 피서를 가는 것보다 극장은 훨씬 가까운 공간이다. 특히 요즘 친구들에게는 부모와 함께 극장에 가는 이벤트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파일럿>은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김명진 처음부터 연인, 친구, 직장 동료, 가족, 사제간 등 누구와도 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획서를 만들었다. 극장에서 웃음 파도가 만들어질 때 정말 기분이 좋다. 극장에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파일럿>이 그 경험을 다시 소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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