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세기의 만남! 스필버그 + 피터 잭슨
2010-02-11
글 : 주성철

스티븐 스필버그의 <땡땡의 모험: 유니콘호의 비밀>
(The Adventures of Tintin: The Secret of the Unicorn)

●후반작업 중 ●출연 제이미 벨, 사이먼 페그, 앤디 서키스, 대니얼 크레이그

<땡땡의 모험: 유니콘호의 비밀> 촬영현장

다음 주인공은 누가 될까. <아바타>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아마도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작품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3D애니메이션 <땡땡의 모험: 유니콘호의 비밀>(이하 <땡땡의 모험>)일 것이다. 지난해 스튜디오에서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심히 모션 캡처 촬영 중인 제이미 벨과 앤디 서키스의 현장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그렇게 더 큰 관심을 모은 이유는 바로 제임스 카메론 한명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스필버그와 제작자 피터 잭슨의 만남 때문이다.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과거의 <인디아나 존스> 3부작을 합작했듯 역시 3부작으로 계획 중인 <땡땡의 모험>은 그야말로 ‘세기의 만남’이라 부를 만한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의 합작품이다. 그리고 2편 이후는 피터 잭슨이 연출할 예정이다.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10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거물들의 경쟁을 지켜보는 기분이 흐뭇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80살 생일을 맞은 땡땡은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가 1929년 탄생시킨 캐릭터로, 머리를 곧추세운 특이한 헤어스타일로 유명하며 늘 흰색 애완견 밀루를 대동하고 전세계를 무대 삼아 악당을 물리치는 주인공이다. 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전세계에서 무려 2억만부가 넘게 팔린 초특급 베스트셀러 캐릭터다. 조지 루카스가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린 원형 가운데 땡땡도 있었다고 하니 스필버그와의 만남은 마치 운명과도 같다. 총 24권의 단행본이 출간됐는데 스필버그가 영화화하는 ‘유니콘호의 비밀’은 에르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라고 말한 작품이기도 하다.

땡땡(제이미 벨)은 길거리 시장에서 발견한 모형 배를 사려고 하는데, 유독 그 배에 관심을 보이며 후하게 값을 쳐주겠다는 두 사람과 승강이를 벌인다. 그를 뿌리친 땡땡은 결국 아독 선장(앤디 서키스)에게 모형 배를 선물하는데, 이를 받은 선장은 깜짝 놀란다. 바로 그의 선조인 프랑수아 아독 기사의 초상화가 그려진 가라앉은 배 유니콘호와 똑같으며, 밀루가 실수로 돛대를 부러뜨리면서 해적이 묻어놓은 보물지도까지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보물 사냥에 나서는데, 그를 방해하려는 무시무시한 해적 래컴(대니얼 크레이그)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빌리 엘리어트’ 제이미 벨이 어떻게 놀라운 추리 능력을 보여주는 땡땡으로 탄생할지도 궁금하지만, ‘골룸’ 앤디 서키스가 수염이 덥수룩하고 구수한 욕설이 일품인 아독 선장을 연기할 모습도 호기심을 자아낸다. 원작의 팬들 사이에서는 에르제가 여러 해양박물관에서 수집한 자료들에 영감을 받아 그린, 길이가 40m가 넘고 수십대의 대포가 실려 있는 거대한 유니콘호의 모습이 CG로 어떻게 재현될지도 큰 관심사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한 인터뷰에서 “<땡땡의 모험>은 시리즈 중 가장 미스터리하고 서스펜스가 잘 살아 있다고 평가받는 에피소드이기에 그것이 영화화의 핵심”이라며 역시 기본을 잊지 않은 모습이다. 그 땡땡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올해 10월 만날 수 있다.

tip 원작은 맨 처음 <소비에트에 간 탱탱>으로 연재가 시작되면서 극우적이고 반공적인 성향을 보여줬지만, 이후 좀더 너른 세계를 돌면서 작가의 사상적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궁금한 것은 보수주의자 스필버그가 보여줄 그 시대상과 캐릭터의 성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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