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빠졌냐고 묻는다면 너무 유명해서라고 답하겠다. 아웃사이더를 논하는 데 있어 첫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이는 오슨 웰스 아닐까. 영화 좀 본 사람치고 들어보지 않은 이 없다는 <시민 케인>을 만들었지만 정작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이도 의외로 많지 않을 것이란 농담처럼 실상은 연이은 흥행 실패로 진즉에 유럽으로 밀려난 비운의 감독이다. 다음으로는 반골이란 키워드만 쳐도 제일 첫줄에 나오는 로버트 알트먼을 꼽을 수 있겠다. 다섯 차례나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지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덕분에 결국 2006년 평생공로상에 만족해야 했다. 폭력의 피카소라 불리는 샘 페킨파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봉준호 감독도 사랑해 마지않는 감독이라 밝힌 바 있는 페킨파는 과격하고 삐딱한 만큼 열렬한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다. 그 밖에 여전히 할리우드 주류영화에 저항하며 자신의 색깔을 지키고 있는 짐 자무시 정도가 너무 유명해서 빼놓은 아웃사이더라 할 만하다.
리스트에 오를 자격은 충분하지만 배신하고 주류의 세계로 넘어간 이들도 있다. B급영화의 대부로 불리는 로저 코먼이 빠진 것에 항의한다면 그의 영화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살펴보라고 하고 싶다. 오죽하면 자서전 제목이 <나는 어떻게 할리우드에서 백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한푼도 잃지 않았는가>이겠는가. 할리우드 2세들의 경우 처음엔 대개 문제아로 출발해서 결국엔 이를 극복하고 양지로 나간 스타들이 많다. 소문난 악동 숀 펜의 정서적 기반이야 당연히 아웃사이더지만 어느덧 연기 본좌로 거듭난 그에게 이제 아웃사이더 기질은 다소 괴팍한 개성일 뿐이다(불과 3년 전에도 파파라치 폭행죄로 입건되었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한때 마약에 빠져 교도소를 들락거렸지만 이젠 건들거리는 것마저 매력이 되는 프렌차이즈 스타다. 무려 톰 크루즈를 밀어내고 아이언맨이 되었으니 비록 배신자일망정 이 정도 스케일이라면 용서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