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보경사 / 제공 유나이티드픽처스 / 출연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김의성, 라미란, 손호준, 보아 / 배급 NEW / 개봉 하반기 / 시놉시스 대한민국 최고의 격투기 스타 최익호(이정재)의 열혈코치이자 친형인 영호가 살인 혐의를 쓰고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대한민국 상위 0.1%를 위한 게임을 만드는 설계자 에이스(신하균)는 영호를 미끼로 익호를 끌어들여,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통해 도심을 거대한 게임판으로 만들려 한다. 익호는 에이스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가운데 위험천만한 상황을 돌파해나가며 형이 있는 곳을 추적한다.
형을 살리기 위해 절대 멈출 수 없는 게임. 농담처럼 얘기하자면, <관상>(2013)의 수양대군 이정재가 도시를 누비며 악전고투하고, <런닝맨>(2013)에서 살인 누명을 쓴 도망자였던 신하균이 정반대의 자리에서 그를 조종한다. 이 대결이 흥미진진한 것은 새로운 전성기를 연 두 배우의 관록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그를 조율할 연출자가 바로 <사생결단>(2006), <고고70>(2008) 등 언제나 흥미로운 취향과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왔던 완벽주의자 최호 감독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게 영화를 하는 맛이다. 그로 인한 고생길도 나중에 생각하면 즐거운 추억으로 남곤 했다. <빅매치>도 그런 ‘고생스런 즐거움’의 일환이다. (웃음) 생명을 걸고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하는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두려움은 부정적이지만 동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이 말을 되새기며 최대한 즐겁게 촬영에 임할 생각이다.”
한편으로 그의 이전 영화들 중 그나마 <사생결단>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혹시라도 <사생결단>을 떠올린다면, 물론 나를 아는 사람은 유사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마치 다른 감독이 만든 것처럼 아주 다를 것이다. 덜 날것 같고 더 유려한 카메라 무빙을 생각하고 있고, 훨씬 더 많은 CG컷이 들어간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너무 낙천적이어서 누아르라고 볼 수 없다. (웃음) 굳이 어떤 분류법을 찾는다면, <빅매치>는 진짜 액션영화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영화가 바로,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이 LA의 한 빌딩을 정글처럼 누볐던 <다이하드>(1988)라고 했다. ‘낙천적인 주인공’이라는 모호한 표현이 그제야 딱 맞아떨어졌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다이하드>의 현대판 카우보이 존 맥클레인과 <빅매치>의 최익호, 무척 흥미로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최익호란 이름은 감독 자신의 이름에 그냥 한 글자(‘익’)를 더한 것이다.
그래서 그야말로 ‘2013년의 대세 혹은 재발견’이었던 이정재에 대해 더 물었다. <빅매치>의 최익호는 <신세계>의 언더커버 ‘이자성’, <관상>의 권력자 수양대군과 비교해도 또 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요즘 그가 받는 좋은 평가들이 급작스러운 운이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오랜 경험과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만의 여유에서 온 결과일 것이다. <빅매치>를 통해서는 데뷔 20주년을 맞은 남자배우가 아직도 얼마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휘하는지 보여주고 싶다. 지금까지 만난 느낌으로는 일이 진행될수록 점층적으로 더 깊이 집중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의 배우다. 오랜만에 서로 영향받고 배우면서 같이 일할 수 있는 배우를 만난 것 같아 무척 기쁘다.”
그는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해태’로 인기를 얻은 손호준을 비롯해 이성민, 김의성, 라미란 등 함께할 배우들에 대한 설렘과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 마지막 ‘신의 한수’는 가수 보아다. “최근 7집 앨범 수록곡 <네모난 바퀴>를 듣고 나중에 영화를 본다면, 모험과도 같았던 우리의 캐스팅 결정에 고개를 끄덕일 거라는 것에 왕창 베팅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다. 더불어 크랭크인 직전 만난 최호 감독이 말하는 <빅매치>의 컨셉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했다. “보여주고 싶은 것은 새로운 액션영화, 새로운 캐릭터다. 액션, 게임, 가족, 로맨스, 그리고 종합격투기 마니아들을 위한 격투 액션까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