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영화사 비단길, 상의원문화산업전문(유) / 출연 한석규, 고수, 유연석, 박신혜, 마동석 / 배급 미정 / 개봉 미정 / 시놉시스 돌석(한석규)은 상의원에서 3대째 왕의 옷을 만들고 있는 조선 최고의 한복 장인이다. 어느 날 기생의 옷을 기가 막히게 만드는 젊은 천재 한복 디자이너 공진(고수)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한양의 모든 사람들이 공진이 만든 옷을 입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돌석은 공진을 시기하고 질투하기 시작한다. 그때 돌석과 공진 두 사람에게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
이원석 감독이 옷을 좋아하고 멋내는 데 신경 쓴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가 옷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조선시대, 그러니까 사극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TV에서 사극 드라마가 나오면 곧바로 채널을 돌릴 정도로 사극을 기피하는 성격”인 데다가 데뷔작 <남자사용설명서>(2013)를 통해 B급 코미디 감수성을 만천하에 알렸던 그가 차기작으로 묵직한 사극을 만든다고 하면 쉽게 상상이 되겠는가. 그 역시 사극을 맡을 줄 몰랐다. “<남자사용설명서>가 50만7904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다. 그때 읽었던 책 중 영화사 비단길 김수진 대표가 던져준 <상의원>이 자꾸 생각났다.”
<상의원>(투자 KT 미디어허브)은 조선시대 왕가의 옷을 만들었던 상의원 사람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시대는 조선이지만 특정한 시기가 중요한 작품은 아니다. “원래는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인 숙종 때로 설정했다.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 출발하는 이야기가 아닌 까닭에 조선으로 뭉뚱그렸다.” 서사를 이끌어가는 두축은 돌석(한석규)과 공진(고수). 돌석은 선왕 때부터 왕의 옷을 전담한 조선 최고의 장인이고, 공진은 기생의 옷을 만들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천재 한복 디자이너다. 궁궐 안팎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공진을 판수(마동석)가 궁 안으로 데려온다. 돌석이 젊은 공진이 가진 재능을 질투하고 시기하면서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 “영화인을 비롯해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을 거다. 자신의 재능보다 남의 것이 더 커 보여서 질투했던 경험. 잘나가는 사람 가까이 있으면 나까지 행복해지는 것 같은 경험.” 질투와 부러움은 돌석과 공진 사이에서 팽팽하게 흐르는 긴장의 원감정이자 사건의 시발점이다. 또 그것은 사극에 관심 없던 이원석 감독을 이끌었던 <상의원>의 매력이자 이원석 감독이 <상의원>을 통해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는 악인이 없다. 돌석도, 공진도 다 공감된다. 그게 <상의원>의 시나리오가 자꾸 생각났던 이유다.”
“옷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이원석 감독이 밝힌 <상의원>의 컨셉처럼 그간 사극에서 수많은 한복이 선보였지만 이 영화처럼 한복이 영화의 중요한 소재로 쓰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원석 감독이 영화를 맡자마자 조상경 의상감독을 찾아간 것도 한복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조상경 의상감독을 만나고 나니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은 한복이 아니더라. 실제 조선시대 한복은 정말 화려하다. 당시에는 옷에 환장한 멋쟁이들도 많았다. 현재 조상경 의상감독이 약 70벌의 한복을 제작 중이다.” 이원석, 조상경 두 사람을 도와 조선의 멋을 스크린에 수놓을 스탭진은 면면이 화려하다. <도가니>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함께 작업한 김지용 촬영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이 각각 촬영과 미술을 맡는다. “채경선 미술감독과 함께 논의한 컨셉은 하나다. 우리의 것을 아름답게 보여주자. 촬영은 2.35:1 비율이 아닌 1.85:1 비율로 찍을 것이다. 한복의 아래쪽을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다. 그간의 사극과 상당히 다른 화면을 보게 될 것이다.” 음악은 모그가 맡는다. 유연석이 왕으로, 박신혜가 왕비로 가세했다. 2월17일 촬영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