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2014-03-18
글 : 이화정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The Amazing Spider-Man2

감독 마크 웹 / 출연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 개봉 4월24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고했던 기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대처한 마크 웹의 워밍업에 불과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제공했지만 악당 리자드는 팬들의 성에 차지 않았고 스파이더맨의 쫄쫄이는 멋이 한참 떨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마크 웹이 자신이 만든 스파이더맨의 정수라고 믿었던 지점에 있었다. 블록버스터 장르에서 그가 전개하는 하이틴 멜로가 과연 얼마나 효용이 있느냐는 1편을 향한 가장 큰 비난의 표적이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1편에 쏟아진 비난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다. <미션 임파서블3>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다크니스> 같은 주로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온 기획 겸 작가 알렉스 커츠먼과 로베르토 오치 콤비의 영입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능력을 어쩔 줄 몰라 하던 피터 파커(앤드루 가필드)는 이제 온전히 영웅 스파이더맨의 삶에 적응해 활약 중이고, 연인 그웬(에마 스톤)과의 관계는 더 공고해졌다. 비로소 확고한 스파이더맨의 세계가 성립된 것이다. 이 세계에 뛰어든 악당은 오스코프사의 전기 엔지니어 맥스(제이미 폭스)다. 사고로 엄청난 능력을 부여받은 그는 악당 ‘일렉트로’가 되어 뉴욕 전체를 정전시킨다. 여기에 노먼 오스본의 아들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이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맥스와 결탁하고 스파이더맨의 목을 조여온다(오스본은 새로운 ‘그린 고블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악당이 많아졌다는 건 액션도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마크 웹은 이 와중에도 자신의 강점을 잊지 않는다. “스파이더맨의 아이덴티티는 바로 위트다. 원작의 밝은 톤을 적극 반영하고, 내로라하는 코미디언들을 대사와 아이디어에 투입했다.” 여전히 마크 웹은 그웬에게 전전긍긍하고 펑크록을 즐기는 소년 피터 파커의 성장담을 이야기 중심에 놓을 모양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스파이더맨의 위기는 존재하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마크 웹은 “피터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아픈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가장 어려운 일은 그 사람을 보내줘야 하는 일이다”라며 그웬의 죽음을 예고했다. 더 많은 악당, 더 많은 웃음, 더 많은 액션을 선물받는 대가가 될지도 모르겠다.

관전 포인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는 <스파이더맨> 리부트 시리즈의 세계관을 완성할 초석이 될 중요한 코드들이 많다. 소니픽처스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3>(2016)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2018)의 개봉을 확정했다. 마크 웹과 이번 편부터 같이 합류한 기획, 작가진의 색깔로 후속편의 모양을 가늠해볼 수 있다. 예고편에는 벌써 스파이더맨의 숙적인 악당 닥터 옥토퍼스의 팔과 벌처의 날개가 깜짝 출연해 <베놈> <시니스터 식스> 등 스핀오프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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