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인간 VS. 유인원의 전쟁
2014-03-18
글 : 이화정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감독 맷 리브스 / 출연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먼, 주디 그리어 / 개봉 7월17일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다. 루퍼트 와이트가 연출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은 혹성탈출의 역사를 새로 쓰는 프리퀄이었다. 인간에게 받은 모욕으로 인해 분노를 표출하는 유인원의 반란. 그 주제는 첨단의 CG로 완벽한 형태를 부여받았다. 이 영화를 CG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보여주는 분기점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였다.

전편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속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전편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나섰다. 1편으로 이제 시리즈의 토대를 다졌다고 호언하던 감독 루퍼트 와이트가 제작사와의 불화(5월 개봉에 맞추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가 컸다)로 하차했고, 도무지 대체가 불가능한,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를 제외하고 주인공 제임스 프랑코를 비롯한 주요 출연진이 모두 교체됐다. 한마디로, 판이 바뀌었다.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제작사의 선택은 맷 리브스 감독이다. <클로버필드>의 MTV식 감성과 <렛미인>의 공포가 주었던 스릴은 인정하지만 전편과의 접점을 찾기는 좀 힘들어 보인다. 폭스는 이미 2016년 7월29일로 맷 리브스가 연출하는 3편의 계획을 공표함으로써 감독에 대한 무한한 지지와 응원의 뜻을 내비친 상태다.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확실한 처방인 셈이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인간과 유인원의 본격 대치를 그린다. 모든 문제의 근본은 바이러스다. 전편으로부터 10년 뒤, 유인원 바이러스로 인간의 대부분이 사망했고, 유전적으로 진화한 시저는 무리를 이뤄 득세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이기고 간신히 살아남은 인간들은 전직 형사 드레퓌스(게리 올드먼)를 주축으로 반격에 나선다. 공개된 아트워크에는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 미래 세계의 지옥도가 펼쳐진다.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는 유인원이 기거하는 숲과 죽어간 바이러스로 인구 대부분이 사망하고 황폐화된 도심의 대조. 문제의 핵심은 결국 누가 선이고 악이냐가 아니라, 누가 이 상황에서 기득권을 획득하고 살아남느냐다. 전쟁은 시작됐다.

관전 포인트

속편의 핵심은 뭣보다 유인원 시저 무리와 대결하는 드레퓌스 캐릭터다. 제임스 프랑코가 아니라 배우 게리 올드먼이 가져올 효과가 분명해지는 지점이다. 전편이 유인원의 고뇌에 접근하는 철학적 <혹성탈출>이었다면,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게리 올드먼은 확실히 시저와의 대결을 극명하게 해줄 효과적인 장치다. 게리 올드먼은 인터뷰에서 맷 리브스 감독이 “전편보다 인간의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인간의 관점’을 대변하는 드레퓌스는 결국 인간에겐 영웅, 유인원에겐 적이 되는 이중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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