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일단 한번 믿어봐
2014-03-18
글 : 이화정
비주얼 스탭 출신 감독들이 연출한 블록버스터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다. 다년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비주얼을 책임진 최고의 스탭들이 직접 연출에 나섰다. 비주얼만큼은 일단, 누구도 이들보다 더 잘할 수 없다.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감독 월리 피스터 / 출연 조니 뎁, 레베카 홀, 모건 프리먼, 폴 베타니 / 개봉 5월15일

<트랜센던스>는 천재과학자 윌(조니 뎁)의 이야기를 그린 SF 블록버스터다. 죽음을 앞둔 그는 자신의 뇌를 인공지능 컴퓨터에 업로드하고, 인류를 초월한 초지능 슈퍼컴 ‘트랜센던스’로 거듭나지만, 이 세계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불러온다. 크리스토퍼 놀란 제작, 조니 뎁 주연이라는 쟁쟁한 크레딧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감독 월리 피스터의 존재다. 그는 <메멘토> 이후 <인썸니아>,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셉션>에서 놀란 감독과 함께 일한, 그야말로 ‘놀란의 유일한 촬영감독’이다. 놀란 영화의 어메이징한 비주얼은 모두 그와의 협업에서 나왔다. 감독과 촬영감독이 아닌 제작자 놀란과 감독 피스터의 의기투합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더군다나 이번 영화는 <론 레인저>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조니 뎁의 절치부심한 도전이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말레피센트> Maleficent 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 / 출연 안젤리나 졸리, 엘르 패닝, 주노 템플, 샬토 코플리 / 개봉 5월29일

말레피센트는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용으로 변신하는 마녀이자, 디즈니 여성 악역 중 최고의 인기 캐릭터다. 마녀에게도 등급이 있다면, 미모와 카리스마 그리고 기품을 두루 갖춘 말레피센트는 그야말로 최상급에 해당한다. 영화는 원작 동화를 말레피센트 중심으로 각색한 버전. 안젤리나 졸리는 동화 속 말레피센트의 현현이라고 할 만큼 1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이다. 기품 있는 몸짓, 광대뼈가 주는 강인함, 붉은 립스틱의 섹시함, 뇌쇄적인 미소까지. 이미 예고편만으로도 말레피센트의 섬뜩한 마력에 압도당할 지경이다. 부쩍 성장한 엘르 패닝이 그녀와 다른 청순미를 과시할 예정. 2억달러의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책임지는 감독은 <아바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의 미술감독인 로버트 스트롬버그다. 할리우드 시각효과의 선두주자가 그려낼 판타지한 동화의 세계! 안 볼 재간이 도무지 없다.

<고질라> Godzilla 감독 개러스 에드워즈 / 출연 아론 존슨, 브라이언 크랜스턴, 엘리자베스 올슨 / 개봉 5월

무려 16년 만의 귀환이다. 인류의 오만함이 탄생시킨 괴수 고질라가 돌아온다. 1998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버전 이후 오랜만의 시도다. 새로운 <고질라>의 위용은 공개된 예고편으로 이미 확인됐다. 키가 무려 106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의 고질라는 이미 관객의 기선을 제압한 상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원인 모를 참사 앞에서 정부와 언론은 진실을 은폐하느라 바쁘다. 1954년에 벌어진 의문의 핵실험의 흔적을 찾아나선 특수부대. 괴수 고릴라가 만들어진 끔찍한 비밀이 파헤쳐진다. 특히 고질라가 최근의 할리우드 버전보다 일본 원작에 가깝다는 점에서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번 <고질라>는 초저예산 괴수물 <괴물들>의 연출을 비롯해 무려 250편에 달하는 영화의 시각효과 디자이너로 활약해온 감독의 재능이 맘껏 발휘될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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