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는 인간 캐릭터보다 동물 캐릭터에 깊고 진한 애정을 쏟아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슈렉>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마다가스카> 등이 그것을 잘 증명한다. 드림웍스의 올해 첫 애니메이션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역시 웬만한 사람보다 똑똑한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동심을 공략한다. 인간 세상에 섞여 살고 있는 미스터 피바디는 IQ 800에, 노벨상 수상 경력까지 지닌 천재 강아지다. 거기에 요리 능력도 출중하며 댄스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런 피바디가 쩔쩔매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입양한 인간 아들 셔먼이다. 매사에 이성적이고 분석적이고 계획적인 피바디와 달리 셔먼은 즉흥적이고 호기심 많은 꼬마다. 둘은 피바디가 발명한 타임머신을 이용해 남몰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즐겨왔는데, 어느 날 셔먼의 친구 페니가 타임머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 호기심 많은 두 꼬마와 피바디는 고대 이집트부터 시민혁명 당시의 프랑스까지 역사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과거의 인물들이 현대로 넘어오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셔먼과 피바디는 꼬여버린 시간을 바로잡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미스터 피바디는 195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에서 방송된 TV애니메이션 시리즈 <로키와 불윙클 쇼>(<The Rocky and Bullwinkle Show>)에 등장했던 캐릭터다. 인간을 입양한 천재 강아지, ‘웨이백머신’(WABAC machine)을 이용한 시간여행 등 영화의 기본 설정은 <로키와 불윙클 쇼>의 피바디와 셔먼 에피소드를 그대로 참고했다. 과거의 인기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은 이들은 <라이온 킹>의 롭 민코프 감독과 미국 드라마 <식스 핏 언더>의 각본을 쓴 크레이그 라이트다. 롭 민코프 감독은 <스튜어트 리틀2>(2002) 이후 오랜만에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다.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상식을 깨는 역발상으로 웃음을 주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충실히 이어받는 작품으로, 북미 개봉(3월7일) 당시 첫주 2위로 출발했으나 가족 관객을 꾸준히 극장으로 불러모으며 한달째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애니 풍년이로세
주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의 향후 라인업
<겨울왕국>으로 전세계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다시 쓴 디즈니는 올해 <비행기2: 소방구조대> <빅 히어로6> 두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중 11월에 개봉하는 <빅 히어로6>는 동명의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디즈니의 신작으로, 도시 샌프란소쿄(샌프란시스코+도쿄를 합친 가상 도시)를 지키기 위해 한팀을 이루는 여섯명의 슈퍼히어로 이야기를 다룬다. 여우와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주토피아>, 소년 잭과 거인의 모험담 <자이언츠>는 2016년 개봉예정이다. 픽사는 어린 소녀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여러 감정을 그려내는 <인사이드 아웃>과 공룡 알로와 십대 소년 스팟의 우정을 담은 <굿 다이너소어>를 2015년에 선보인다. <업>의 공동연출이었던 피트 닥터가 <인사이드 아웃>을, 또 한명의 공동연출이었던 밥 피터슨이 <굿 다이너소어>를 연출한다. <니모를 찾아서>(2003)의 속편도 제작 중이다. <니모를 찾아서>의 건망증 물고기 도리를 주인공으로 한 <도리를 찾아서>가 2016년 개봉예정이다. 드림웍스는 올해 하반기 <홈>을 선보인다. 적들을 피해 지구에 숨어 살고 있는 외계인과 10대 소녀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으로, 짐 파슨스, 리한나 등이 목소리 출연한다. 2015년엔 베네딕트 컴버배치, 존 말코비치가 목소리 출연하는 <마다가스카>의 스핀오프 <마다가스카의 펭귄>이 개봉하고, 유령학교에서 사냥 기술을 습득하는 유령 이야기 <B.O.O.>(<B.O.O.: Bureau of Otherworldly Operations>), <쿵푸팬더3>도 공개된다. <드래곤 길들이기3>는 2016년 개봉예정이다. 소니픽처스는 2015년에 <스머프>와 <몬스터 호텔2>, 2016년에 <뽀빠이>와 <앵그리 버드>를 선보인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애니메이션 풍년은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