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멕시코에서 장르영화하기 힘들어요
2015-08-04
글 : 이예지
사진 : 박종덕 (객원기자)
<허니문> 디에고 코헨 감독

멕시코 호러 스릴러 <허니문>은 사랑하는 여인을 납치하여 감금하고 자신만의 결혼식을 올리는 남자의 이야기다. 멕시코의 신예 디에고 코헨 감독은 호러 팬이자 독립영화 제작자로, “멕시코에는 설화와 전설이 많기 때문에 장르영화에 강한 것 같다. 나도 그런 것들을 듣고 자라 장르적 정서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며 운을 뗐다. 하지만 정작 멕시코에서는 본격적 장르영화를 하기 어렵다고. “멕시코에서는 정부 지원을 받아야 영화를 만들기 쉬운데, 수위가 높거나 실험적인 영화는 지원을 받기 어렵다. <허니문>도 지원을 받지 못해 직접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저예산으로 제작했다. 오히려 해외에서 주목받는 것 같다. BiFan에 온 것처럼 말이다. (웃음)” <허니문>은 감금과 고문을 소재로 한 영화지만 알고 보면 “고문 자체를 다룬 고어영화라기보다 후반부 캐릭터의 변화에 방점을 찍는 영화”다. 그는 순수한 피해자의 변화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재창조되는 한 인물”을 그리려 했다. 신인감독임에도 일찌감치 온라인 예매가 매진된 저력은 이렇듯 장르 밑바탕에 깔린 서사 때문일까. <허니문>의 전단과 엽서를 한 묶음 가져와 직접 나눠준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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