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레슬러> Win by Fall
안나 코흐 / 독일 / 2016년 / 82분 / 새로운 물결
<소녀 레슬러>는 기본적으로 레슬러로 키워지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동독의 스포츠 영재 교육 시스템에 따라 엘리트 선수로 발탁되어 훈련을 받는 소녀들이 있다. 12살부터 집을 떠나 기숙학교 생활을 하는 이들은 원하는 기록을 내기 위해 혹독한 관리를 받는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또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소녀들이기도 하다.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지만 어떤 소녀는 친구 문제가 고민이고 누군가는 고향이 그립다. <소녀 레슬러>는 소녀와 레슬러 양쪽의 얼굴을 모두 포착하는 다큐멘터리다. 두 가지 정체성을 때론 결합하고 때론 충돌하면서 소녀 레슬러들만의 시간을 만들어나간다. 재니, 리사, 데비, 미셀 네명의 어린 소녀 레슬러들의 10대 시절을 충실히 담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한 영화. 오늘의 자신에 매진하는 모습, 순수한 만큼 크게 흔들리고 번민하는 모습이 적지 않은 울림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