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꼭 봐야 할 추천작 ④ <링 위의 소녀>
2017-05-22
글 : 임수연

<링 위의 소녀> The Fits

안나 로즈 호머 / 미국 / 2015년 / 72분 / 새로운 물결

많은 창작자에게 청소년기는 무궁한 소재가 되곤 했다. 그리고 좋은 작품들의 힘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에 새롭게 접근하는 데에서 온다. <링 위의 소녀>는 체육관에서 복싱을 연습하던 11살 소녀 토니가 같은 공간에 있는 댄스팀에 마음을 빼앗기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들처럼 파워풀한 춤을 추고 귀도 뚫고 싶은 토니의 내면은 소녀들의 미스터리한 실신사건과 맞물리며 청소년기의 호기심이 가진 속성을 보다 다면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대체로 고요하게 흘러가는 정적과 토니 역의 로열티 하이타워의 불퉁한 표정에 집중한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그녀를 제외한 인물은 종종 얼굴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다. 이 정적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은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기이한 음악이나 일상적인 소음이다. 소녀의 요동치는 마음을 대변하는 이들 사운드는 미묘한 심리 변화까지 포착하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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