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꼭 봐야 할 추천작 ⑧ <아메리칸 허니>
2017-05-22
글 : 장영엽 (편집장)

<아메리칸 허니> American Honey

안드레아 아놀드 / 영국, 미국 / 2016년 / 162분 / 새로운 물결

2016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영국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의 신작. 전작 <레드 로드>와 <피쉬 탱크>,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폭풍의 언덕> 등을 통해 영국사회의 부유하는 인물들을 조명해온 그녀가 미국을 무대로 한 로드무비를 만들었다는 데 이 영화의 특별함이 있다. 미국 중서부를 유랑하며 낮에는 하이틴 잡지를 팔고 밤에는 파티를 즐기는 청춘들이 주인공이다. ‘스타’라는 이름을 가진 18살 소녀(사샤 레인)가 이들의 여정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일이라곤 없는 사람들처럼 뜨겁게 춤추고 노래하며 사랑하고 기행을 일삼는 청춘들이지만 이들의 세계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미국 전역에서 오갈 데 없는 소년소녀들을 ‘캐스팅’해 승합차에 태우는 리크루터, 제이크(샤이아 러버프)가 그 규칙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스타와 제이크는 서로에게 끌리지만, 제이크의 곁에는 아이들 사이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는 크리스탈이라는 존재가 있다. 안드레아 아놀드의 영화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메리칸 허니>는 인위적인 이야기와 별다른 극적 장치 없이, 길 위의 생명력과 관능을 유려하게 펼쳐 보인다. 인적 없는 도로, 햇빛을 머금은 꽃들, 뛰고 넘어지고 구르고 흔들며 발광하는 청춘들. 이 작품에는 실제로 미국의 풍경에 매료돼 로드 트립을 떠났던 안드레아 아놀드가 보고 느낀 것들이 사실적인 필치로 반영되어 있다. 특히 아놀드가 플로리다의 백사장에서 직접 찾아낸 영화의 주연배우 사샤 레인의 매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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