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TV시리즈②] 리들리 스콧 <타부> - 신비롭고 잔혹한 리들리 스콧풍 시대극
2017-11-13
글 : 김현수

<타부> Taboo

감독 크리스포터 뉘훔, 앤더스 앙스트림 / 출연 톰 하디, 조너선 프라이스, 우나 채플린 / 미국 내 방영 <FX채널>, 국내 방영 캐치온

“디킨스와 서부극이 뒤섞인, 신비롭고 잔혹한 시대극”이란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올해 초 영국 <BBC ONE>과 미국 <FX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타부>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스콧 프리 프로덕션’과 배우 톰 하디,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하디가 설립한 제작사 ‘하디 선 앤드 베이커’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블랙 호크 다운>(2001)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던 톰 하디는 자신의 출연작인 <차일드 44>의 제작자이기도 한 스콧 감독과 고향인 영국에서 드라마로는 처음 협업하게 됐다. 두 사람 외에도 동업자가 또 있다. 드라마의 작가이자 원안을 제공한 스티븐 나이트는 톰 하디 주연의 <로크>를 연출하며 그와 연을 맺은 사이. 영국에서 할리우드로 건너갔던 감독과 배우, 제작자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만든 이야기는 흥미롭게도 미국과 영국이 팽팽한 긴장으로 맞서던 19세기 무역전쟁을 소재로 다룬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국이 무역 항로 문제 등이 얽힌 해상권을 두고 영국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1814년, 동인도 회사의 무역선에 올라 아프리카로 떠났던 제임스 딜레이니(톰 하디)가 12년 만에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남자는 영국 왕실과 동인도 회사를 상대로 맞서면서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 나선다. 드라마 <타부>는 요즘 영화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정부와 기업의 비리를 추적하는 정치 스릴러적 요소에 대규모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케이퍼 무비의 구조를 더한 독창적인 시대극이다. 당시 중국, 인도 등을 대상으로 무역 및 식민지 개척을 숙원 사업으로 여기던 영국 왕실과 동인도 회사는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 돌아온 제임스를 상대로 그가 지닌 이권과 재산을 강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시즌1은 총 8부로 나뉘어 방영됐고 시즌2 각본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캐치온에서 올해 4월에 시즌1이 방영됐다. 스티븐 나이트 감독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즌3에 펼쳐질 이야기까지 모두 구상을 끝냈다고 밝혔다. 부랑자와 노동자, 창녀와 아이들을 이끌고 거대한 권력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제임스의 난폭한 매력 덕분에 방영되자마자 800만명이 넘는 젊은 시청자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톰 하디의 올바른 사용설명서 같은 이 드라마가 플랫폼인 영화와 방송, 국적인 미국과 영국의 경계를 묘하게 허물어버리는 중이다.

전장에서 다시 만나리

톰 하디와 리들리 스콧 감독의 협업은 <타부> 이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미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배경으로 하는 넷플릭스 영화 <워 파티>에 톰 하디가 출연을 확정지었다. 스콧 프리 프로덕션이 제작을 맡고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 <킬링 소프틀리>(2013)를 연출한 앤드루 도미닉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을 예정. 아직 구체적인 시놉시스는 공개되지 않았고 실제 네이비실 부대원의 삶을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 예정이며, 톰 하디가 네이비실 부대원을 연기한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