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19년 한국영화④] <미스터 주> 김태윤 감독 - 나의 취향대로 찍은 첫 영화
2019-01-02
글 : 김현수
사진 : 백종헌

<미스터 주>의 김태윤 감독은 아직 미완성인 영화에 대해 “나의 취향대로 찍은 첫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전의 영화들은 안 그랬느냐고 곡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는 <재심>(2016), <또 하나의 약속>(2013)을 연출하며 온갖 외압에 맞섰던 감독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여러 장르영화의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하던 시절에 직접 <미스터 주>의 원안을 만든 감독으로서 이 이야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과연 관객이 신선하게 받아들일지, 엉뚱하게 받아들일지 만나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만들면서도 선례가 없는 영화이다 보니 더욱 어렵다”라고 말하는 김태윤 감독의 눈빛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화의 결과에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영화 <미스터 주>가 안겨줄 색다른 재미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기 시작한다.

-<미스터 주>는 어떤 기획에서 출발한 영화인가.

=처음 스토리 라인을 쓴 건 7, 8년 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 동물영화를 찍는 건 별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다. 시나리오나 기획 방향이 엉성하기도 했고. 단순히 동물에게 연기를 시키는 것 이외에도 CG 작업이 필수인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 당시 CJ에서 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리양필름의 이한승 대표가 독립하며 프로젝트를 들고 나와 개발했고 2017년 <재심>을 끝낸 나에게 다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워낙 애착이 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전에 개발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그럼 이번에는 내가 마음대로 써보겠다며 의기투합하게 됐다.

-초창기 기획과 분명히 다른 요즘 시대의 영화로 다듬어야 했을 텐데 무엇을 고쳐나갔나.

=이전 시나리오는 동물이 말을 하고, 그로 인해 온갖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유발되는 코미디 요소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가족 중심의 코미디 영화가 아니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최근 한국영화에 가족 코미디물이 드물기도 하고.

-영화의 제작 진행 상황도 궁금하다.

=현재 1차 편집 정도만 끝난 상황이다.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남았고, 페이스 캡처를 해 줄 배우들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주연급의 동물 목소리 연기를 할 역할도 아직 캐스팅 중이다.

-동물들이 주연배우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는 영화다. 꽤 많은 종의 동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촬영 과정은 어땠나.

=맨땅에 헤딩했다. (웃음) 이성민 배우와 항상 붙어다니는 알리 역의 셰퍼드 정도가 극중 연기를 할 수 있는 동물이었다. 기본적으로 콘티대로 촬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때그때 콘티를 바꿔가면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게 앵글을 잡거나, 배우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식으로 하나하나 만들어나갔다. 현장에서 셰퍼드가 잘해주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완성도가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편집해보니 고생한만큼 잘 뽑힌 것 같다.

-동물이 많은 촬영 현장 분위기가 가늠이 안 된다. 무엇을 가장 신경 썼나.

=4개월 동안 65회차 정도를 찍었는데 동물영화를 만들다 보니 현장에서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특히 셰퍼드가 현장에서 피곤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극진하게 모시며 촬영했다. 심지어 그 개는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소장님과 함께 현장에 가장 좋은 차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웃음) 그 차가 도착하면 속으로 아 그분이 오셨구나, 했다.

-<미스터 주>의 플롯이나 코미디의 분위기를 보면 짐 캐리가 동물들과 함께 등장하는 많은 할리우드영화가 떠오른다. 레퍼런스로 삼은 다른 작품은 없었나.

=의외로 많이 보지 않았다. 사실 레퍼런스라는 게 할리우드영화밖에 없어서 보면 자괴감만 들 뿐이었다. (웃음) 저들과는 제작비가 비교되지 않으니까. 촬영 내내 이 작업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지냈던 것 같다.

-주요 플롯은 첩보스릴러영화에서 볼 법한 중요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다. 어떤 톤 앤드 매너를 지닌 영화가 될 것 같나.

=종합 엔터테인먼트 영화가 될 것 같다. 전작과 완전히 다른 방향과 목적을 지닌 영화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보고 즐기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미스터 주>는 온갖 동물의 등장뿐만 아니라 주인공 태주(이성민)와 조연인 만식(배정남) 두 사람의 슬랩스틱 코미디도 중요한 웃음 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다. 이성민, 배정남 두 배우의 캐스팅 조합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실 개와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거절한 배우도 꽤 있다. 이성민 배우도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는 원래 개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읽고 나서 바로 하겠다고 하더니 영화를 찍으면서 점점 개를 좋아하게 됐다. 촬영 끝날 때쯤에는 알리를 제일 보고 싶어 했다. 배정남 배우는 이성민 배우의 추천으로 만나게 됐다.

-시나리오상에서는 부산에서 태어난 고릴라가 부산 사투리로 말을 하는 등 동물들의 대사로도 코믹한 순간을 만들어나간다. 동물들의 목소리 연기에 어떤 배우나 성우를 캐스팅할지 방향은 정했나.

=동물의 외모와 다른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겉모습은 착하고 귀엽게 생긴 햄스터인데 할아버지 목소리가 나온다든가 하는 식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른 방향의 목소리 톤과 연기를 입힐 생각이다. 성우보다는 실제 생활연기를 하는 배우들 위주로 캐스팅하게 될 것 같다.

-개봉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정하고 있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후반작업이 길다 보니까 해야 할 일도 많고 무엇보다 목소리 연기를 할 배우 캐스팅이 남아 있어 영화를 두편 찍는 기분이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완성해볼 생각이다.

<미스터 주>

감독 김태윤 / 출연 이성민, 배정남, 김서형, 갈소원 / 제작 리양필름 / 배급 리틀빅픽처스 / 개봉 2019년

● 시놉시스_ 초고속 승진을 앞둔 국가정보국 에이스 주태주(이성민)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의 외교 사절단 특사이자 마스코트인 판다의 경호를 맡게 된다. 그런데 판다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국제 테러 조직에 납치당하고 만다. 때마침 어떤 사고를 당한 태주는 갑자기 동물과 대화가 가능해지고, 그는 군견 알리와 함께 테러 조직을 뒤쫓는다.

● 개와 미스터 주의 우정_ “셰퍼드 알리와 태주 둘 사이의 우정이 <미스터 주>를 관통하는 정서일 것 같다.” 김태윤 감독은 동물들이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한국영화도 처음이지만 본격적으로 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그리는 영화도 처음일 거라고 이야기한다. 동물을 혐오하던 태주가 알리를 만나 성장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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