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이즌 리얼>은 어린 시절 총기사고 현장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다니엘’이라는 환상의 친구를 만들어낸 루크가 겪는 심리적인 갈등과 신체 훼손에서 오는 공포를 절묘하게 뒤섞은 작품이다. “소설 원작자 브라이언 드로와의 첫 만남부터, 영화화하기 위해 스토리 전반을 구성하고 배우 캐스팅을 완료해 촬영하기까지 7년 반이 걸렸다”고 한다. 이 과정 중 <섬 카인드 오브 헤이트>(Some Kind of Hate, 2015)라는 작은 프로젝트를 먼저 진행하며, <다니엘 이즌 리얼>의 초석을 닦기도 했다고. 장르영화 마니아임을 밝힌 애덤 이집트 모티머 감독이 각본을 쓸 때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엑소시스트>(1973)와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2008)이다. 또한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2013)나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2010)의 만듦새와 정서를 본받고 싶어 다시 돌려보곤 했다”며 “뉴웨이브의 선진에 있는 한국영화 팬”임을 고백했다. “인간이 가진 다양한 감정과 삶의 이면을 가장 시네마틱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장르영화”라는 그의 생각이, 자신의 연출작 모두 장르적으로 그려낸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의 후반부로 치달으며 마주하게 될 ‘핀헤드’(pinhead) 비주얼은 <헬레이저> 시리즈를 떠올릴 만하다는 질문에는 “비주얼 측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 시각적인 공포와 심리적인 공포의 균형을 맞추려 애썼고 이것이 곧 영화의 핵심이다”고 답했다. “<야곱의 사다리>(1990) 속 팀 로빈스가 루크 역의 레퍼런스가 되길 바랐는데, 공교롭게도 그의 아들 마일스 로빈스를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이외에도 최근 주목받는 할리우드 배우 패트릭 슈워제네거, 사샤 레인 등과의 캐스팅 과정을 밝히며 쉽지 않은 역할을 잘 소화해준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브라이언 드로와 또 다른 각본을 완성했다. ‘마녀사냥’이 자행되던 15~16세기가 배경이며, 호러·액션 등의 장르가 뒤섞일 예정”이라고 차기작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도 인간의 내밀한 정서를 장르적인 비주얼과 언어로 그리겠다”며 장르영화에 대한 애정 또한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