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두고 떠오른 정동과 사유는 어떤 형태로든 기록해야 휘발되지 않는다. 영화에 관한 책은 영화가 자신에게 줬던 감상과 새롭게 생성된 질문을 붙들어놓기 위해 쓰여졌다. 그리고 타인이 써내려간 흔적을 읽으며 자신의 영화 세계를 함께 확장해가는 독자들이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나온 신간 중 <씨네21>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책들을 꼽아보았다. <영화의 고고학: 20세기의 기억>은 장 뤽 고다르와 비평가 유세프 이샤그푸르의 대담을 기록했고, <비디오 에세이 만들기>는 영상물 비평 워크숍의 산물이며, <키키 키린의 말>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직접 진행한 키키 키린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는 영화학자들이 각자 놀란의 영화에 대해 사유한 아티클 17편을 모았고, <에릭 로메르: 은밀한 개인주의자>는 에릭 로메르가 남긴 아카이브 자료로부터 시작한 그의 전기이며, <우연히, 웨스 앤더슨>은 그의 영화 공간의 실제 장소 사진을 모은 사진집이다.
여기에 <사계절 이야기: 에릭 로메르 각본집> <미쓰 홍당무 각본집> <남매의 여름밤 각본집> <69세: 용기를 내는 게 당연한 나이> <세자매 이야기> <시 각본집> <들개 각본집> 개정 증보판 등 각본집과 영화를 두고 오간 특별한 대화를 기록한 책들,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영화대화: 35년생 영화감독 x 81년생 시네필> <영화 콘티 작가 Film Storyboard Artist>를 함께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