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영향을 준 원작 설정
2021-12-23
글 : 김현수
스파이더맨의 실명 공개가 미친 파장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받는 스파이더맨.

MCU 역사상 최초의 10대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은 그의 정체와 실명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극히 드문, 익명성이 유일하게 보장된 히어로이기도 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결말에서 미스테리오에 의해 그의 실명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스파이더맨의 신분 공개는 아주 중대한 사건이었다. 영화와 달리 피터 파커라는 실명 공개는 자의에 의해서 이뤄졌다. 그것은 ‘시빌 워’라는 이벤트를 통해서였다. 아이언맨이 미국 정부와 함께 ‘초인등록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대중과 동료 히어로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장 앞에서 스파이더맨의 신분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었다. 이는 피터 파커의 인생을 뒤흔드는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되고 만다. 피터는 법안 반대 진영인 캡틴 아메리카쪽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번복했고 도망자 신세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범죄자 킹핀에게 메이 큰엄마가 살해당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망자의 손’의 도움을 받아보려 하지만 실패하고, 피터는 악마 메피스토와 거래하게 된다. 메이를 살려주는 대신 사랑하는 아내인 엠제이와의 결혼을 없던 일로 돌리고 기억도 사라지게 한다는 것. 엠제이는 새로운 현실이 찾아와도 피터를 찾아갈 수 있다며 동의한다. 그리고 새로운 피터 파커의 일상이 시작된다. 국내에도 출간된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원 모어 데이>의 줄거리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플롯을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을 원작이다. 비록 피터와 엠제이의 결혼 생활은 비극으로 끝났지만 다른 대체 현실에서는 둘 사이에 딸 애니 파커가 태어나기도 한다. 앞으로 MCU의 스파이더맨이 어떤 일상을 마주하게 될지, 누구와 맞붙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앞서 소개한 ‘블립 이후’라는 설정이 여기에 대해 많은 힌트를 제공해줄 것 같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원 모어 데이> 표지.

또한 마블 코믹스는 2014년에 모든 차원의 세계에는 전부 다른 스파이더맨이 존재한다는 설정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스파이더버스’라는 세계를 천명했다. 이는 다양한 디자인의 슈트를 입은 스파이더맨들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스파이더맨과 악연이 있는 수많은 빌런들이 존재하지만 그중 그린 고블린은 피터 파커의 지인들도 노리는 악질 중의 악질이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왜 그렇게 그린 고블린이 활약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아직 MCU에 등장하지 않은 대표적인 빌런으로 ‘크레이븐 더 헌터’가 있는데 러시아 귀족 출신으로 초인적인 주술의 힘을 얻게 된 사냥꾼 캐릭터다. 에런 테일러존슨이 캐스팅되어 단독 주연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그가 MCU에 합류한다는 설정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세상이 피터 파커를 잊게 만들어주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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