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맨틱 에러>는 상반된 성격을 지닌 재영과 상우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 웹소설이다. 지난 2월16일 왓챠에서 공개된 웹드라마 <시맨틱 에러>로 BL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시맨틱 에러> <부서진 룩의 반격> <보나페티> <과호흡> 등을 저술한 저수리 작가와 서면으로 나눈 대화를 전한다.
- <시맨틱 에러>에서 재영과 상우의 관계를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 첫째는 선명한 캐릭터고 둘째는 현실성, 개연성이다. 서로 다른 인물이 대비되는 서사를 극대화하되 일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예를 들어 추상우는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 화목한 K가정에서 누나와 아웅다웅하며 자란 평범한 배경을 지녔다. 이처럼 일반적인 면모가 있기 때문에 장재영과 갈등을 겪은 뒤에 로맨스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코믹하고 유쾌한 톤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했다.
-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캐릭터상이 있나. 가령 <보나페티>의 엘리와 <시맨틱 에러>의 상우는 성실한 반면 빈틈이 보이는 인물이라는 교집합이 있다.
= 내가 그러지 못해서인지 ‘한 우물을 파는 성실한 인물’에 대한 환상이 있다. 시야가 좁은 인물이 외부의 영향을 받아 세계를 확장하며 성장하는 테마를 좋아해서 글에도 자주 드러나곤 한다. 하지만 불성실하고 산만한 캐릭터도 좋아한다. 최대한 다양한 인물에 대해 쓰고 싶다.
- 웹드라마 <시맨틱 에러>에 대한 감상평을 말해준다면.
= 원작을 읽지 않아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섬세하고 산뜻한 작품이었다. 소설을 쓴 2017년은 모든 이어폰에 줄이 달려 있던 시절이었는데 2022년 감성에 잘 맞게 나온 것 같다.
- 오디오 드라마가 제작될 때 성우 캐스팅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들었다. 영상화 관련해서도 참여한 부분이 있나.
= 제작 과정에 참여하진 않았고 각색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의견을 전했다. BL 장르에 이해가 없는 분이 캐스팅을 엉뚱하게 진행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제작사에서 ‘비주얼로 죽일 수 있는 배우’를 물색하고 있다고 얘기해줘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 캐릭터의 외형적인 특징을 고려해서 케미가 좋은 주조연 배우들을 찾아내준 것 같다.
- <시맨틱 에러>가 웹툰, 애니메이션, 오디오 드라마, 웹드라마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원작자로서 웹소설이 다양하게 변주되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 2017년 <시맨틱 에러>는 소설이었지만 현재는 누군가에게는 드라마고 누군가에게는 웹툰일 것이다. 2차 콘텐츠는 원작에서 파생되었다곤 해도 원작과 같지 않으며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그 차이가 다양한 층위를 만들며 감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믹스로 인해 독자는 소설을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새로운 독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지금까지도 신기하고 과분하게 느껴진다.
- 좋아하는 영화, 책, 웹툰 등의 취향이 궁금하다.
= 영화는 스토리 개연성을 따지는 편이고 잔잔하기보다는 놀라운 전개로 나아가는 작품을 좋아한다. <맨 프럼 어스> <위플래쉬> <나이브스 아웃>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등을 좋아한다. 책은 재미만 있으면 잘 읽고 웹툰은 유명한 것만 가끔 본다.
- 저수리 작가의 작품에 입문하려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 출간작이 네편인데 다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드라마 <시맨틱 에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소설 원작을 추천한다. 원작이 19금이라 부담스럽다면 15금 개정판으로 읽을 수 있다.
- 차기작 계획이 있나.
= 서양 판타지 장르를 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