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1 <첫번째 아이> <언프레임드> <흔적> / 2020 <레드가 싫어요> <복수의 방식> / 2014 <단발머리>
드라마 2023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예정) / 2022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공성하는 그의 인생 어느 토막에 만나 대화를 청했대도 이 배우의 미래가 예사롭지 않을 거라 짐작할 만한 행로를 거쳤다. 공성하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대한민국 전역과 미국, 중국 등 전세계를 돌며 사물놀이 공연을 했다. “학교 공부만 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했다. 여러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관객을 만났고 큰 세상을 봤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 재학하던 공성하는 우연한 기회에 연극과 수업을 청강했다. “30분 늦게 들어간 수업이었는데, 학생들이 다 함께 맨발로 동그랗게 둘러앉아 교수님과 내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말 재밌어 보였다. 조용하고 진지한 수업 분위기와 달리 내적으로는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였다.” 학생들의 졸업작품에 얼굴을 비치기 시작한 연극과 부전공생 공성하는 단편 <단발머리>를 시작으로 직업 연기자가 되었다. 그러던 중 불쑥 뉴욕으로 떠났다. 그는 재즈 선율과 각국의 친구들 그리고 영화 사이를 유영하다 배우로 살아갈 결심을 굳혔다. 한국에 돌아온 공성하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고, <특별시민>을 시작으로 연기를 재개했다.
공성하가 연기한 배역들은 작품의 태도를 체화한 인물들이 많다. 그들이 꿰뚫는 시선 끝엔 감독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작품의 전언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단편 <흔적>에서 분노를 폭발시키는 지수는 영상 매체가 범죄 가해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처단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준다. 2022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안겨준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최 기자 또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다루는 언론의 자세와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경각한다. “최근 <애프터썬>을 보면서도 딸이 아버지를 응시하는 장면들이 그렇게 좋더라. 응시하는 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배우의 시선이 갖는 태도를 유념하며 연기한다.” 공성하는 예능과 체능을 겸비했다. 활동적인 캐릭터 제의가 자주 들어오다 보니 몸을 더 잘 쓰는 배우가 되고 싶어 최근 현대무용 레슨을 시작했고 국악을 했던 시절의 음악에 대한 감각을 살려 종종 친구의 기타 연주에 맞춰 브라질 음악을 커버해 개인 계정에 업로드하기도 한다. 올해 목표는 주변인들에게 행복 ‘환기하기’다. 혼자 행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행복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느끼며 주변인들 또한 행복하다 여기게 만드는 것. 포부를 밝히는 공성하의 얼굴에 아침 햇살 같은 확신이 엷게 번진다. 마침 그의 차기작은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하고 박보영,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 등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다. 공성하의 미래를 새 날 새 아침처럼 기대해본다.
나를 배우로 만든 세 가지
“좋은 영화 둘. <박하사탕>을 처음 봤을 때 여운과 충격이 엄청났고 <미나리>를 보며 나도 저런 영화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머지 하나는 <특별시민>에 단역으로 출연했을 때 최민식 선배님이 해주신 말. 배우로 살아가는 태도에 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날 이후 선배님을 배우 인생의 길잡이로 삼고 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 배우
“최근 <안녕, 소중한 사람>을 보고 비키 크립스에 다시 빠졌다. <팬텀 스레드>에서도 그랬지만 연기를 안 하는 것 같으면서도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는 게 놀랍다. 눈빛에서 모든 게 보인다.”
연기 외 취미나 관심사
“필름 사진이다. 디지털과 달리 필름은 딱 꺼냈을 때 기억을 환기하는 아련한 느낌이 좋다. 내가 좀 레트로한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