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롯데는 7편의 한국영화를 선보인다. 2억뷰 조회수의 웹툰을 영화화해 올여름 시장을 노리는 <전지적 독자 시점>, 4월30일로 개봉일을 선점한 마동석 주연의 오컬트 액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강하늘 주연의 스릴러 <스트리밍>, 그리고 외화 배급작으로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종장을 알리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영화시장의 회복세가 미진하면서 다양한 작품에 선제적인 투자를 하기는 아직 어려운 이때,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본부장은 “규모나 스토리적으로 좋은 영화뿐 아니라 명확한 타깃과 셀링포인트가 있는 작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롯데시네마가 몰입형 롤플레잉 체험 공간인 라이브시네마 등 체험형 전시 및 가상 공간을 마련해 극장 공간 활성화에 주력한다면, 영화부문의 목표는 관객이 ‘극장에서 봐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을 만한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다.
![](https://image.cine21.com/resize/cine21/movie/2025/0203/17_08_47__67a0798f205a6[W578-].jpeg)
- 1월 정기인사에서 콘텐츠사업본부장에 선임되어 영화부문장까지 겸하게 됐다. 2024년을 돌아보기에 투자배급 전략 면에서 참고할 만한 유효한 지표가 있었나.
2024년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네편의 메인 투자작을 개봉했다. 텐트폴 대작의 개봉 시기였던 여름 시장에 중급 영화인 <파일럿>을 개봉시켜 흥행에 성공했고, 마찬가지로 큰 시장으로 여겨졌던 설 연휴에 저예산영화 <소풍>을 개봉했다. ‘스낵무비’의 형태를 테스트하기 위해 영 타깃에 적합한 호러 장르를 배급해 유효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에 개봉한 <대가족>은 웰메이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관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더욱 참고할 만한 지표로는 관객들의 극장 관람 시점을 눈여겨보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평균적으로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는 시점이 개봉주에서 개봉주 이후 시점으로 늦춰지며 점점 롱테일로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개봉주 이후로도 영화의 화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관람 후 관객들의 자체적인 바이럴을 유도하도록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등 즐길 거리 아이템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마케팅의 방법론적인 부분과 예산 편성, 집행 시점도 보다 디테일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메가IP 작품의 영화화 성적표를 받아보게 된다. 후반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작품인데 현재 진행 상황이 어떤가. 지난해 전통적인 여름 텐트폴 영화 대신 <파일럿>을 풀었는데, 올해는 <전지적 독자 시점> 개봉을 여름으로 예고했다.
원작을 좋아하는 팬들과 처음 접할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CG 작업을 비롯한 후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 특히 젊은 관객을 대상으로 방학과 휴가 시즌을 활용하여 여름 성수기 텐트폴로 포지셔닝했다. 해외 마켓에서 선판매한 실적도 <신과 함께>를 상회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고무적인 상황으로 본다. MD판매 및 대규모 옥외 행사 등 마케팅적으로도 기존 틀에서 벗어나려 한다.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롯데컬처웍스의 <연의 편지>, 넷플릭스의 <이 별에 필요한> 등 2025년은 애니메이션의 활약도 기대된다.
팬데믹 이후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귀멸의 칼날>을 시작으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룩백>에 이르기까지 기존에는 애니메이션영화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일반 관객에게 확산되었다면,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연의 편지>는 4년 넘는 기간 동안 원작사인 스튜디오N에서 작화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였고, 최근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3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청량한 작화에 맞는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목소리와 O.S.T가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성·비수기가 무너진 극장가를 고려할 때 배급 전략에 있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무엇인가.
영화시장이 작아지면서 관객들의 인당 관람 횟수도 줄어들다 보니 볼만한 영화가 영화관에 나오면 언제든 관람하는 시기가 되었고 시장 사이즈보다 영화의 경쟁 상황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러므로 입소문을 충분히 발휘해 안정적으로 장기상영할 수 있는 시점에 배급하는 게 필요하며, 극장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극장도 흥행이 절실한 만큼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배급 영화의 스코어 및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상생해야 한다.
- 2025년 공개작 외 향후 신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경주기행>이 촬영을 잘 마치고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고, 최근 캐스팅이 언론에 보도되어 화제가 되었던 <와일드씽>(가제)이 촬영을 앞두고 있다. 재난, 코미디, 공포·스릴러 등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방면으로 연간 6편 정도의 작품을 개봉하는 것이 목표다. 기획·개발 작품들의 디벨롭 및 외부 신규 라인업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하려 한다. 올해는 중장기적 사업 관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듯하다. 영화시장의 회복 지연 상황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야 하며 또한 2026년 이후 개봉할 좋은 작품을 확보해야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개봉작들에 대한 포스트프로덕션 관리, 장르적으로 차별화된 작품의 확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 2025년 극장가를 어떻게 전망하나.2024년 누적관객이 1억2300명으로 2019년 대비 45% 감소했다. 2023년보다도 -2%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이는 입소문이 검증된 볼만한 영화만 극장에서 관람하겠다는 관객의 소비경향이 반영된 추세로 보이며, 올해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편 할리우드 파업 등 여러 이유로 제작과 개봉이 지연되었던 외화 기대작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미키 17> <주토피아2> <아바타3> 등이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점은 전체 박스오피스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일 수 있다. 한국영화는 여전히 팬데믹 시기에 제작되었던 일부 미개봉작들이 남아 있고 신규 제작된 한국영화 수도 적은데, 신규 제작된 작품 수가 적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각사가 지금까지의 영화와 다른 차별점과 완성도를 확보한 영화를 고심해서 선정했다는 것이기도 하다. 관객들에게 ‘극장에서 봐야 할 분명한 이유’를 심어줄 수 있는 영화들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본부장이 뽑은 2025년 기대작
<어쩔수가없다>
감독 박찬욱 / 출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유연석 / 배급 CJ ENM
“박찬욱 감독이 오랜 시간 동안 기획하고 준비했고,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두루 갖춘 배우진으로 캐스팅을 구성한 만큼 평단과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