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주체성을 가지고, 사력을 다해, 최민영
2025-03-07
글 : 정재현
사진 : 오계옥

전국실용댄스대회 우수상(10살),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연기 우수상과 전국학생음악콩쿠르 성악부문 특상(11살),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프랑켄슈타인> <킹키부츠> 초연 무대의 아역까지(12~13살). 진작 장래희망을 배우로 확정할 법한 경력이지만 놀랍게도 어린이 최민영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그러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어느 겨울. 최민영은 TV에서 노래하는 한 가수를 본 후 불현듯 “그게 어떤 곳이든 조명 아래 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확고한 꿈을 가졌다. 변성기 이후 뮤지컬 무대에서 TV드라마로 자연스럽게 활동 영역을 옮긴 최민영은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남성배우들의 아역으로 분했고,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극 연기를 배웠다. “재학 당시 희곡 <오장군의 발톱>을 통해 처음 연극을 접했다. 뮤지컬을 시작으로 드라마, 연극, 영화를 순서대로 경험하니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소중하다. ‘기회가 되면 전부 하고 싶어요’보다 훨씬 강한 의지를 표하고 싶다. 나는 네 영역을 전부 소화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자 한다.”

20살을 한해 앞둔 가을. 최민영은 한 뮤지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47개국에서 TV시리즈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시리즈 <엑스오, 키티>의 주인공 ‘대’로 캐스팅돼 두 시즌 내내 세계 각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할리우드를 경험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만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 내가 갈 곳이라면 지금 경험해봐도 좋겠다 싶어 오디션 영상을 보냈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왔다. 그다음부턴 이 작품에 꼭 캐스팅되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최민영은 <엑스오, 키티>와 대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고 말한다. “나를 제외한 현장의 99%가 한국인이 아니다. 전세계 크루들로부터 매일 영감을 얻고 고유의 문화를 배운다. 배우에게 이만한 축복이 또 있을까?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 사이에 늘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다.”13년차 배우 최민영을 통과한 수많은 소년은 크게 두 부류로 묶인다. 감정 표현에 서툴지만 우선 해사하게 웃고 보는 쪽과 비극의 당사자로서 주어진 운명 앞에 갈등하는 쪽. 이를테면 이들은 <레 미제라블>로 치면 앙졸라보다 마리우스에 가까웠고, <오페라의 유령>으로 치면 팬텀보다 라울에게 동했다. 최민영은 지금까지 “나아갈 방향과 품은 가치관이 분명하지만 사람과 상황으로 인해 내면이 흔들리는 캐릭터”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고백한 후 “내가 선택한 아이들은 중도에 방황하더라도 시작과 끝엔 주체성을 가지고 자기만의 길을 주도한다”는 확신을 내비쳤다. 차기작 <약한영웅 Class 2>의 대본 리딩날, 유수민 감독은 홀로 고민 중인 그에게 “우리 작품에 소비되는 인물이 없었으면, 모두가 입체적이고 힘이 실린 인물이었으면 한다”는 말을 건넸다. “그 말이 나를 다잡게 했다. 어떤 배역이든 내 연기가 작품 전체를 환기했으면 한다. 단 한 순간이라도 내가 선택한 인물이 죽어 있지 않도록 사력을 다할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만날 수 있는 <약한영웅 Class 2> 속 준태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답이다.

filmography

영화

2023 <드림팰리스> 2020 <네가 없으면>

드라마

2025 <약한영웅 Class 2> 2025 <엑스오, 키티> 시즌2 2023 <엑스오, 키티> 2022 <스물다섯 스물하나> 2021 <너는 나의 봄> 2020 <야식남녀> <이태원 클라쓰> 2019 <자백> 2018 <라디오 로맨스> <미스터 션샤인> 2017 <7일의 왕비> <시카고 타자기> <힘쎈여자 도봉순> 2016 <내일은 실험왕2> <W> <운빨로맨스> <딴따라> <기억> <천상의 약속> 2015 <내일은 실험왕> 2014 <마법천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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