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Drive
<먼데이> <총알주자> <포스트맨 블루스> 등 쾌속질주, 기상천외의 영화를 만든 사부의 연출작. 이상하게 생긴 인물들이 평법하지 않은 상황으로 뒤얽혀가는 사부식 릴레이영화. 평범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자신의 차에 올라타 앞차를 추격하라고 협박하는 강도들에 끌려 어느 어설픈 추격전에 동참하게 된다.
요컨대 죽도록 달리거나, 달리다가 죽거나.
레이디스 앤 젠틀맨 And Now… Ladies and Gentlemen
<남과 여>로 66년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영화. 지난해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린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가 모로코의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변장에 능한 영국 출신의 천재 보석 도둑과 바람난 애인에게 버림받은 재즈가수가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나누고 사랑을 키워간다.
요컨대 부분기억상실증을 치료받아 사랑을 완성하라.
열두명의 웬수들 Cheaper by the Dozen
요즘 세상에 열두 남매를 키우는 가정은 매우 ‘영화적’일 수밖에 없다. 베이커씨네 아이들은 열두명. 독립을 열망하는 맏딸 이하 남매들은 취미도 제각각, 불만도 제각각이지만 그럭저럭 평화를 유지한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인 엄마가 신간 홍보차 길을 떠나자마자 혼자서 집을 떠맡은 베이커씨 눈앞에는 북새통이 벌어진다.
요컨대 스티브 마틴의 ‘나홀로 집에’.
비욘드 보더스 Beyond Borders
사라 조던은 난민돕기에 열심이지만 냉혈한인 남편은 아내의 사회적 관심과 열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선 파티에 참석한 사라는 재난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느 곳이건 달려가 생명을 구하는 의사 닉 캘러한을 만난다. 사라와 닉은 처음에는 신념을, 다음에는 사랑을 나누게 된다. <프리스트>의 라이너스 로치가 냉정한 남편으로 분한다.
요컨대 제3세계의 곤경을 배경으로 삼은 선하고 잘생긴 남녀의 로맨스
프리키 프라이데이 Freaky Friday
제목의 뉘앙스와 달리, 귀여운 코미디 소품. 마음 맞는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 엄마와 딸이 있다. 뮤지션을 지망하는 딸을 지지하지 않는 엄마, 새아버지 후보가 영 마뜩지 않은 딸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크게 다투고 만다. 그러나 다음날,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엄마와 딸의 몸이 서로 바뀐 것이다. 서로의 몸을 빌려 생활하는 동안 이들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지만, 엄마의 결혼식까지는 몸을 되돌려야만 한다.
요컨대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뀌었다. 모녀간에 벌어진 ‘스위치’.
타임라인 Timeline
이제 그가 신작을 내놓으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 마이클 클라이튼의 1999년작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미국 뉴멕시코의 사막에서 중세기 복장의 남자가 중상을 입은 채로 발견된다. 결국 숨을 거둔 그의 몸을 검진한 의료진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의 장기가 절반이 나뉘어 어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타임머신의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진다. 대체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여행 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리쎌 웨폰> 시리즈와 <컨스피러시> 등 액션과 스릴러에 일가견이 있는 리처드 도너가 연출을 맡았다.
요컨대 마이클 클라이튼의 타임머신을 타다.
사무라이 Samourais
21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 형사와 악마의 대결. 경찰에 잡힌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는 500년 전 태어난 악마다. 그는 자신을 체포한 형사의 딸의 몸을 통해 부활하겠다면서 죽고, 형사와 그 딸의 연인은 이를 막고자 악마와 대치한다. <스위밍 풀>의 제작자 마크 미소니에와 올리비에 델보스크가 홍콩과 일본 스탭들을 모아 제작했다.
요컨대 불로장생 악마의 주문, 일본의 500년을 가로지르다.
소울 어쌔신 Soul Assassin
한 남자가 자신의 약혼녀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도한다. 금융계에서 전도유망한 미래를 가졌던 그는 이 일로 크게 좌절하고 복수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한다. 그는 여자친구가 살해된 이유를 추적하던 중 여자친구에게 자신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영혼 암살자’라는 제목은, 한 사람의 영혼과 인생이 연인의 죽음으로 피폐해졌다는 의미.
요컨대 한 남자의 영혼을 망가뜨리고 복수심에 불타게 한 놈은 누구인가.
판타스틱 플래닛 La Planete Sauvage
에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칸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특별상을 수상한 르네 라루의 1982년작. 팽창된 과학문명으로 인해 인류가 황폐해진다면,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재건설될 것인가를 묻는다. ‘휴머노이드’의 삶을 다루는 기이하고, 또 기이한 에니메이션.
요컨대 에니메이션으로 점치는 휴머니즘.
블러디 말로리 Bloody Mallory
결혼을 앞두고 행복하게 하루하루 보내던 말로리. 결혼식 날, 폭력적으로 돌변한 남편이 그를 공격하자 맞대응을 벌이던 말로리는 어쩔 수 없이 남편을 죽인다. 이제 그는 악마와 뱀파이어 무리에 대항하는 여전사가 되어, 세계의 종말을 의미하는 ‘지옥의 문’이 열리지 못하도록 지키는 일에 나선다.
요컨대 <레지던트 이블> + <블레이드>
타임 마스터 Les Maitres de Temps
피엘은 아버지와 함께 단 둘이 퍼디드 별에서 살아간다. 우주 호박벌에게 공격을 받은 아버지는 죽음을 직감하고 아들 피엘을 계란형 연락장치와 함께 외계의 숲으로 피신시킨다. 르네 라루가 1982년에 만든 판타지애니메이션. 판타페스티벌 최우수 어린이영화상 수상작.
요컨대 소년 우주 모험기에 관한 에니메이션.
1월 영화제
1995년부터 예술영화 수입과 배급의 고집을 지켜온 영화사 백두대간이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며 자축의 의미로 영화제를 연다. 그간 백두대간이 수입해 선보였던 작품들 중에서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10편의 영화를 엄선해 "20세기 최고의 감독! 최고의 걸작 베스트10"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한두편의 작품을 상영하기로 한 것이다. 그 첫째 달인 1월에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유작 <희생>과 잉마르 베리만의 <화니와 알렉산더>를 상영한다. 이미 비디오로 출시돼 있는 작품들이지만, 영화사에 회자되는 걸작들인 만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는 감회도 새로울 것이다. 1월16일부터 20일까지는 하이퍼텍 나다에서 이탈리아무성영화제가 열린다. 이름하여 ’열정과 도발.’ 네오 리얼리즘의 고향 이탈리아의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한 스타 여배우들의 대표작을 선별해서 상영하는 행사다. 1910년대와 20년대에 활약한 피나 멜리켈리, 이탈리아 알미란테 만치니, 린다 보렐리, 마리아 자코비니 등의 출연작 15편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