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2]
2006-08-21
글 : 이영진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한국예술종합학교 뒤편 골목은 일단 유보

다음 확인헌팅 장소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뒤편 골목에 있다는 반장 집. 앞차를 놓쳐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스탭들은 곧장 이동 분위기다. 사진으로 본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고, 밤 촬영이라 무난할 것 같았는데, 실제 보니 너무 낡았단다. 퇴짜 이유는 또 있다. 김동천 촬영감독은 “배우들의 동선이 확보가 안 되는데다가 반장 집 앞 장면은 비가 내려야 하는데 강우기 설치하는 것도 만만찮아 보이네요”라고 한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불만을 접수한 김효정 제작실장이 “여기가 사실 제 출퇴근길”이라며 평소 눈여겨봐뒀다는 골목길을 보여주겠다고 나선다. 길잡이를 자청한 김효정 제작실장의 걸음이 빨라진다. 뒤에서 누군가가 목소리를 높인다. “실장님, 너무 초조해하지 마세요!” “제 성격 알잖아요. 초조해하는 것하곤 거리가 먼데….” 응원과 위안의 대화가 오가지만, 점점 스탭들의 보폭도 빨라진다.

“대문이 하나였으면, 담이 좀 낮았으면, 중산층 정도의 집이었으면 좋겠고… 땅은 콘크리트 말고 시멘트였으면 좋겠고… 골목은 촬영할 수 있게 좀 넓었으면 좋겠고….” 양편의 지나치는 집들의 벽을 손으로 훑으며 김광훈 감독은 조감독에게 갖가지 주문을 내놓는다. 곁에서 걷던 박종일 비주얼 슈퍼바이저도 얄미운 시누이처럼 조감독에게 “방배동에 가봤냐? 거기 가면 오 총경 집이랑 반장 집이랑 다 있는데. 그러게 내가 너한테 방배동 타령을 얼마나 했냐. 방배동에 가봐라∼ 안 가더니만” 하고 꼬집는다. “저희 연출부 막내가 34살이거든요. 충무로 최고령 연출부죠. 노령화되다 보니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과 좀 달라요. 확인헌팅 지역 봤더니 한강 이북에 죄다 몰려 있더라고요.” 촬영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건 아무나 못하는 일이라며 역설적으로 자랑했던 조감독. 지금은 감독의 주문을 되새기느라 정신없다.

여기저기 동네 이름을 주워들으며, 굳이 저렇게 땀 흘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의문도 든다. 요즘은 로케이션 매니지먼트 업체도 많지 않나. “광고와 드라마는 로케이션 매니저를 많이 찾죠. 아직 영화쪽은 활성화가 안 됐어요.” 박세환 제작실장은 “북한을 배경으로 하지만 현지 촬영이 불가능했던” <국경의 남쪽>이나 “오픈세트가 많이 필요했던” <타짜>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스탭들이 직접 찾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로케이션 업체의 경우 컨셉을 공유하기가 어렵고, 맘에 드는 곳이 있다고 해도 섭외는 스탭들이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려운 사람이 직접 긁는 게 편하다는 이야기. “<톰과 제리>는 초반에 명동부터 후암동까지 이경주가 추격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것 말고도 큰 추격신이 좀더 있는데 이런 장면들은 장소 물색보다 섭외하고 협조 구하고 촬영 때 통제하는 게 더 중요해요. 누군가에게 맡길 수 있는 장면들이 아니죠.”

이동 중에 보니 박재완 소품팀장은 무리에서 이탈, 단독 플레이를 하고 있다. 아까 오 총경 집 근처에서는 혼자서 전봇대를 찍지 않나, 골목길에 들어서서는 버려진 이불더미를 찍지 않나. 사진이 취미인가 싶어 다가가서 물었더니 모조리 ‘일’이란다. “이런 거 다 찍어둬야 해요. 그래야 골목길 분위기를 낼 수 있거든요.” 머쓱한데, 어느새 김효정 제작실장을 앞질러 걷던 이은수 조명감독이 멀리서 봐도 빛을 고스란히 빨아들이는 골목 하나를 발견하고는 “여기다!” 한다. 산삼일까, 도라지일까. 월척일까, 피라미일까. 모두들 궁금한지, 달려간다. 그리고 발견한 뜻밖의 노란색 집. 문외한이 보기에도 괜찮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런 집에 사는 애들이 통닭 사들고 오는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을까.” “게임하느라 바쁘겠지.” “이런 집 정도라면 개들이 통닭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흥분은 금세 가라앉는다. 반장 집으론 부적격 판정이다. “이걸 오 총경 집으로 해도 되겠는데…”라고 했던 김광훈 감독. 반장 집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써먹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인지, 일단 키프(keep)해두고 가자고 한다.

영화의 주배경인 경찰서 선정은 꼼꼼하고 까다롭게

형사가 주인공이다 보니 <톰과 제리>에서 경찰서는 꽤 중요하다. 한때 이경주가 형사로 승진하기 전 근무했던 지구대를 물색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 안. 박세환 제작실장이 “제 얼굴 좀 크게 잡아주시면 안 되나요” 한다. 얼마 전 여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촬영이 없는데도 무슨 일이 그렇게 많냐고 불만이란다. “헌팅 다닌다고 하면 안 믿어요. 장소 헌팅하는 게 아니라 여자 헌팅하러 다니는 줄 오해한다니까요.” 먼저 도착한 스탭들은 성북경찰서 안암지구대를 둘러싸고 있는데, 감독은 보이지 않는다. 점심을 해결 못해 분식집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 차례 지구대에 들른 적 있는 제작부 김승태씨는 일찌감치 지구대 안에 들어가 경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평일에 왔을 때는 별로 통행이 없었는데. 오늘은 주말이라 차가 많나요?” “여기 원래 많은 덴데….” 지나는 차가 많으면 통제도 어렵거니와 동시녹음을 진행하기도 쉽지 않은 일. 헌팅 때부터 미리 체크해둬야 낭패를 안 본다.

촬영을 하기엔 내부 공간이 좀 비좁아 보이는데, 늦은 점심을 먹고 나온 김광훈 감독은 내부장면은 그렇게 많이 쓰지 않는다면서 촬영감독과 몇 가지 앵글이 가능한지 체크한다. “사진은 안 돼요! 정식 절차를 밟아야지. 그냥 찍으면 우리도 보고해야 해.” 지구대 앞 게시판에 나붙은 지명수배 포스터를 찍던 박재완 소품팀장이 경찰서 내부를 찍다가 제지당한다. 한편에선 김소연 미술감독이 이것저것 재보고 있다. “들어갈 촬영 장비를 생각하면 내부 세팅을 좀 바꿔야 해요. 인물 수를 좀 줄여야 하는데. 가구 크기는 얼마 정도여야 하나, 책상은 몇조가 들어가야 하나, 그런 걸 점검하는 중이죠.”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제작진이 다음 지구대로 이동을 서두르는 순간, 예외없이 경찰서 앞에 한 그루씩 심어져 있다는 이름 모를 나무에서 매미가 울어댄다. “아, 동시녹음 기사가 한마디하겠구만….”(박종일 비주얼 슈퍼바이저)

옥인파출소로 향하는 길. 갑자기 앞차가 멈춘다. 다음 목적지가 저기가 아닌데 왜 정차한 걸까. 역시 미감이 뛰어난 사람은 다른 눈을 갖고 있나보다. 미술감독이 우연히 발견한 큰길가의 성북1 치안센터. “경찰서는 외부든 내부든 다 썰렁해요. 캐비닛과 벽밖에 없죠. 장식품 같은 것도 잘 안 가져다놓고. 난동 사태가 많다보니 깨질 만한 것들은 다 치워버리는 편인데. 심지어 유리 거울도 없어요. 여긴 좀 다르네요. 정감있어 보이잖아요.”(김소연 미술감독) 전문가의 말을 듣고 보니, 한아름으로는 밑동을 감싸기 어려운 큰 아름드리 나무가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고, 나뭇잎 사이로 끼어든 햇살이 삭막한 파란색 지구대 간판을 촘촘히 빛내고 있다. 근처 경찰서에서 나와 교대근무 중인 경찰도 “1920년대에 만들어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파출소라서 여기저기서 촬영 섭외가 많다”고 설명까지 한다.

하지만 김동천 촬영감독은 지미집(카메라를 싣고 촬영하는데 쓰는 기계팔)을 이용해도 촬영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내부는 안암지구대와 마찬가지로 협소. 바깥에서 외관만을 따오는 것도 쉽지 않다. 곧바로 찻길이라 촬영공간이 협소하다는 것. 김동천 촬영감독은 “여건에 맞춰서 촬영을 하라고 하면 만들 순 있겠는데 손볼 것이 너무 많아요. 코팅된 유리도 다 갈아야 하고. 섭외가 많은데도 실제 촬영을 안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라며 의견을 구한다. 옥인파출소를 지나 조금 떨어진 원효로2가 치안센터에 다다른 제작진. 그런데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 내부 공간은 더 넓다는데 다들 바깥에서만 휙 보고 다들 다음 헌팅 장소로 뜬다. 김광훈 감독만 김신성 조감독과 이야기 중이다. “있잖아. 여기서 중요한 건 외부야. 이경주가 의경들을 데리고 나오는 장면을 찍는 거라고. 내부보다는 외부의 느낌이 더 중요해. 경찰서가 조금 높아도 되는데. 여기처럼 길가면 좀 곤란하지.”

심봤다! 고층 아파트와 철거촌이 공존하는 오묘한 공간

마포구 공덕동 신덕교회 뒤편. 익숙하다 했는데 제작진이 오후 늦게 찾은 곳은 <씨네21> 사진팀이 적잖이 촬영을 하기도 하는 지그재그 계단이다. 멀리 마포의 고층 건물들이 보이는 이 계단은 좀 묘하다. 건널 수 없는 강처럼 한쪽 둔덕엔 높다란 아파트가, 또 한쪽 둔덕엔 철거촌이 들어서 있다. “이거 찾으려고 침 좀 뱉을 수 있는 높은 계단은 다 뒤졌어요.” 김신성 조감독의 푸념에 김광훈 감독이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7년 전 단편영화 만들 때 촬영했던 계단이 있었어요. 언젠가 꼭 써먹겠다고 했는데 그새 없어졌더라고요.” 스탭들은 감독이 OK한 비슷한 느낌의 사진 한장만을 들고 수소문한 끝에 <한겨레> 사진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슷한 느낌의 계단의 위치를 알아냈다고 한다. “근데, 저 천막은 어떻게 안 될까.” 계단의 중간쯤에 있는 한 폐건물의 파란색 천막이 마음에 걸리나보다. “주인에게 말끔하게 손봐드린다고 하고 한번 부탁이라도 해보죠.” 김소연 미술감독도 계단이 주는 묘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은지 연방 아이디어를 낸다.

“좀더 올라가볼까요?” 김신성 조감독이 제작진을 밀어올린다. “이렇게 꼬불꼬불한 계단, 우리네 인생 같지 않습니까?” 다소 풀이 죽어 있던 김신성 조감독이 여유를 다시 찾은 듯하다. “그것까지 읽어내는 영화평론가가 있을까?” 조감독의 만담 상대인 박종일 비주얼 슈퍼바이저도 한마디 더한다. 골목길은 예상치 못한 기쁨을 안긴다. 중턱쯤 오르니 오른편으로 자잘한 골목들이 이어져 있다. “저건 박진숙 집하고 완전히 똑같네.” 김광훈 감독과 김소연 미술감독은 금맥이라도 찾은 듯 탄성을 지르더니, 골목 순례에 나선다. 박세환 제작실장은 바람을 쏘이려고 박스를 펴고 부채질하는 주민들에게 다가가 “동네 참 좋네요”라며 말을 붙이고 있다. 특정 집 주인에게만 허락을 받고 촬영을 할 순 없다. 이런 경우, 동네 주민들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걸 위해 박 실장은 밑바닥 표 다지기 작업을 하고 있다. 촬영감독과 조명감독은 어느새 다시 계단을 내려가 뷰와 광선 방향을 예측하고 있고, 모두들 신난 표정이다.

“여기 좀 봐라.” 김광훈 감독은 서울 시내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나무 전신주를 보고서 보물 찾은 아이처럼 좋아한다. “그거 어젯밤에 미술팀이 와서 심은 거예요.” 김신성 감독의 거짓말에 별로 웃음이 많지 않던 김소연 미술감독도 “이거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라고 농담으로 받는다. “우리 지금 한번에 몇 군데를 헌팅한 거지?” 이쯤 되면, 찾는 것이 아니라 고르는 것이 일이 됐다. 사실 서울에서의 촬영은 보기보다 쉽지 않다. 이를테면 백화점, 병원, 호텔 등도 섭외가 쉽지 않다고. “종합병원 같은 경우는 한번 촬영하면 곧바로 은퇴예요. 한국영화를 빛내고는 곧장 은퇴한 병원들이 꽤 되죠. 3시간 찍는다고 들어가는데 그 안에 끝나는 경우가 별로 없으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요즘은 촬영료도 꽤 많이 요구하고.” 김신성 조감독은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의 발전은 로케이션을 할 만한 지역들이 모조리 은퇴하는 상황 때문에 이뤄진 것 아니겠느냐”는 온전히 믿기 어려운 가설 하나를 내세운다.

“<톰과 제리>는 잊고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예요. 살짝 해가 지기 시작하면 돗자리 펴고 골목길에 나와 삼겹살 구워먹는 사람들 이야기. 여기 골목길에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길바닥에서 먹고 쉬는 그들의 삶이 암울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렇게 볼 필요가 없어요. 그들은 그런 삶을 충분히 즐기고 있거든요.” 서울의 온갖 풍경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인물처럼 영화 속에서 보여지길 원한다는 것이 비단 김광훈 감독의 욕심뿐일까. 바람 한점 없던 뜨거운 여름 한나절, 서울을 구석구석 뒤지며 최적의 장소를 쫓던 한 무리의 ‘톰’들의 웃음소리와 발걸음이 스크린에 어떻게 담길지 궁금하다.

“배경이 또 하나의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톰과 제리>의 김광훈 감독

<싱글즈> 조감독 출신인 김광훈 감독은 현재 코미디 <톰과 제리>로 데뷔 준비를 하고 있다. 8월21일 촬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종 헌팅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그에게서 <톰과 제리>의 로케이션에 관한 고충을 들었다.

-연출부들 말로는 워낙 찾아야 할 장소가 많아서 인터넷 위성사진까지 동원했다고 하던데.
=그래도 발품이다. 다른 영화보다 촬영에 필요한 장소가 많아서 스탭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추격신이 많아서기도 하고. 골목길 같은 경우, 대략 17군데 정도 쓸 생각인데 현재 헌팅해놓은 곳만 50곳쯤 된다.

-골목도 동네마다 다르다. 연결하는 것도 쉽지 않겠다.
=골목길이 다 똑같지, 그러는데 동네가 건설되는 시기에 따라 다 다르다. 창신동과 이화동이 다르고, 아현동과 상도동이 다르다. 집 색깔이 다르고, 구조도 다르다. 서울과 지방도 다르다.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따라 쓰는 재료나 설계 방식이 달라서. 지금 아파트를 보면 다 그렇지 않나. 비슷한 느낌의 골목들로 이어놓긴 했는데 힘든 게 사실이다.

-모든 걸 발품 팔 순 없는 일일 텐데.
=나무 문짝이 있는 화장실을 찾아달라고 했는데 스탭들이 찾다 찾다 화장실 시민연대에까지 전화를 했다더라. 당신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도대체 어디냐. 그래서 한곳을 찾긴 했는데 거긴 예상보다 너무 더러워서. (웃음) 화장실 하나 찾겠다고 지방 촬영을 갈 순 없고, 그래서 기존에 찾아뒀던 곳을 미술팀이 손봐서 하기로 했다.

-시대극도 아닌데 사라지는 풍경을 찾으려고 애를 많이 쓰는 것 같다.
=한번은 후암동 골목길에 갔는데 머리를 곱게 빗고, 루주를 짙게 바른 50대 아주머니를 봤다. 상의는 빨간색 정장인데, 아래는 파자마 차림이더라. 그런 분들이 카메라 들고 다니는 나를 쫓아온다. 근데 그런 분들 보면 과거가 궁금해진다. 오후 2시쯤 되면 틈새없는 멋으로 무장한 남성들도 골목길에 등장한다. 날이 바짝 선 백바지에, 반짝구두 신고, 중절모를 쓴 분들.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청학동 분위기의 헤어스타일에 카우보이 조끼를 입고 나서는 분들도 있고. 그런 분들은 지금 집에서 나서서 뭘 할까. 미래가 궁금해진다. 이대 앞에 모인 군중에게선 오직 획일화된 현재만이 느껴지지 않나. 앞뒤가 궁금한, 그래서 풍부한 인간들의 냄새를 맡고 싶어서 그랬다.

-추격전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풍경도 있을 텐데.
=배경이 또 하나의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아직은 욕심뿐이고, 주위에서도 욕심이라고 하지만. 짧은 시간에 지나치는 서울의 풍경을 영화 속으로 끌어오고 싶다. 혹시 아나. 사라져가는 서울을 담았다고 타임캡슐에 담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