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안톤 옐친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2012-11-06
글 : 이후경 (영화평론가)
사진 : 최성열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오드 토머스>

<살인예언자: 오드 토머스 첫 번째 이야기>
딘 쿤츠 지음 / 다산책방 펴냄

<오드 토머스>에 출연하는 안톤 옐친.

<오드 토머스> Odd Thomas
감독 스티븐 소머즈 / 출연 안톤 옐친, 애디슨 팀린, 윌렘 데포, 패튼 오스왈트, 슐러 헨슬리 / 개봉 미정

미스터리 소설가로서 스티븐 킹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딘 쿤츠. 그의 <살인예언자: 오드 토머스 첫 번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히 <고스트 앤 크라임>이나 <고스트 위스퍼러> 시리즈가 떠오른다. 두 드라마의 히로인과 마찬가지로 오드 토머스도 죽음을 볼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여자친구 스토미 르웰린이 “재능이 아니라 저주”라 말하는 그 능력만 제외한다면 그는 캘리포니아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을 피코문도에서 즉석 요리사 일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내다. 하지만 능력이 곧 소명이 된 지 오래. 그간 경찰과 협력해 미제 사건 해결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살인을 막는 데 일조해왔던 그는 어느 날 아침 연쇄살인마 밥 로버트슨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예고된 거대한 비극으로부터 피코문도를 구해내기 위해서다.

이 소설의 치명적 장점은 캐릭터들이 지닌 독특한 뉘앙스이고, 치명적 단점은 미스터리 장르물 치고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볼륨에 서스펜스의 강도가 반비례한다는 점이다. <미이라> 시리즈와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흥행을 주도했던 스티브 소머즈 감독도 그런 원작의 양면을 간파한 모양이다. 최근 완성작을 확인한 쿤츠가 자기 홈페이지에 올린 리뷰에 따르면 소머즈는, 오드 역의 안톤 옐친과 스토미 역의 애디슨 팀린의 매력은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500페이지짜리 소설을 100분으로 압축해내는 데는 대단히 과감했던 것 같다. 더불어 톤앤드 매너는 상업성을 고려해 소설보다 훨씬 가벼워졌다고. 원작자의 말을 믿어도 된다면, 그간 할리우드에서 십전십패를 기록해온 쿤츠가 <오드 토머스>를 통해 원작에 버금가는 명성을 누릴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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