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이하 DCEU)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한해다.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말하면 이 우주의 명운이 올해 말 개봉할 <저스티스 리그>의 평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DCEU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시작부터 다른 방식으로 영토를 확장해나갔다. 마블의 경우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슈퍼 히어로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솔로 영화를 먼저 선보인 뒤 이들이 ‘어벤져스’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DCEU는 슈퍼히어로 연합이라는 큰 그림을 신속하게 선보인 뒤 개별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택했다. <맨 오브 스틸>을 잇는 DCEU의 두 번째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부터 리그의 결성을 뚜렷하게 전조하는 건 그러한 DC 특유의 방향성에 따른 전개였다. 때문에 DC를 대표하는 슈퍼히어로들이 한데 모일 <저스티스 리그>는 더없이 중요한 영화다. 단독 영화가 뒤늦게 출범하는 덕분에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슈퍼히어로들-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적지 않을뿐더러 각각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지닌 인물들을 한편의 영화에 성공적으로 녹여내는 것(이건 <어벤져스> 제작진의 고민이기도 했다)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세편의 영화(<맨 오브 스틸>과 <배트맨 대 슈퍼맨>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거치며 한번도 속시원한 호평을 들은 적이 없는 DCEU이기에 <저스티스 리그>의 성공은 더더욱 간절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대 슈퍼맨>으로부터 머지않은 시간대에 놓이는 영화다. 조드 장군의 DNA로부터 탄생한 악당, 둠스데이에 의해 멸망의 위기에 직면했던 지구는 슈퍼맨의 희생으로 평화를 되찾는다. 슈퍼맨의 시신이 묻힌 무덤가에서, 브루스 웨인/배트맨(벤 애플렉)은 다이애나 프린스/원더우먼(갤 가돗)에게 “당신 같은 사람들을 찾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둘은 함께 행동에 나선다. 바닷속 왕국 아틀란티스의 왕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과 초인적인 스피드의 플래시(에즈라 밀러), 기계몸을 가진 사이보그(레이 피셔) 등이 저스티스 리그의 새로운 멤버다. 무엇보다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대 슈퍼맨>에 비해 “훨씬 희망적이고 낙관적”일 것이라고 DC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제프 존스는 말했다. 이는 “플래시와 사이보그 등 다소 나이가 어리고 밝은 인물들을 통해 이 영화가 젊은 관객에게 보다 어필”하길 바라는 잭 스나이더의 희망사항과도 맞닿아 있다. DC 특유의 진중함과 무게감을 덜어낸다는 건 큰 모험이자 도전이다. 잭 스나이더를 비롯한 DCEU의 제작진이 선택한 이 모험은 좋은 결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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