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여자, 만나본 적 없을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다이애나 프린스/원더우먼(갤 가돗)은 브루스 웨인/배트맨(벤 애플렉)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녀의 말이 맞다. 잭 스나이더의 연출력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그 영화 속 원더우먼은 우리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종류의 여자였다. 남성 슈퍼히어로의 사랑스러운 달링이나 믿음직한 조력자가 아니라, 존재감만으로도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는 여성 슈퍼히어로 말이다. 무엇보다 매혹적이었던 건 원더우먼의 파워였다. 그녀는 마블의 블랙 위도우나 같은 DC 진영의 배트맨처럼 첨단 장비의 힘을 빌리거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탄생한 인간적인 영웅이 아니다. 제우스의 전지전능한 슈퍼파워와 아마존 여왕의 용맹한 혈통을 물려받은 원더우먼의 능력은 슈퍼맨과 견줄 만하며, 이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후반부 둠스데이와의 격투 시퀀스에서 증명된 바 있다.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네 번째 장편이자 원더우먼의 솔로 영화 <원더우먼>은 더 많은 ‘처음’으로 무장한 영화다. 이 작품은 1년 내내 개봉하는 수많은 슈퍼히어로영화들을 통틀어 여성 영웅을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초의 영화이자 여성감독(<몬스터>(2003)의 패티 젠킨스)이 연출하는 최초의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가 될 예정이다. 과연 <원더우먼>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던 매력적인 여성 슈퍼히어로의 부재에 대한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원더우먼>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미 육군 파일럿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가 아마존 여전사들의 땅 테미스키라에 불시착하고, 다이애나가 그를 발견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티브를 통해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는 전쟁의 존재를 알게 된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이 되어 세계를 구원하려 한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스라엘 출신의 배우 갤 가돗은 영화 속 원더우먼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그녀와 사뭇 다른 모습일 거라고 말한다. “그녀는 젊은 이상주의자다. 그녀는 순수하다. 당신이 전작에서 본 경험 많고, 확신에 가득 차 있으며, 성숙한 여인의 모습과는 매우 다를 거다.” 인류 문명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를 경험하며 순수했던 이 불멸의 여전사는 어떤 영웅으로 성장할 것인가. 원더우먼의 멘토이자 조력자가 되어주는 세 여인- 그녀의 어머니 히폴리타 여왕(코니 닐슨), 이모 안티오페 장군(로빈 라이트), 장군의 오른팔 메날리페(리사 로벤 콩슬리)- 의 활약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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